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이탈해 2450선까지 주저앉았고, 간밤 원·달러 환율도 2년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가격 급락으로 한때 글로벌 기준 시가총액이 69조 원 증발하기도 하는 등 금융·외환시장이 혼돈 속에 휩싸였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 전장대비 1.97%(49.34포인트) 하락한 2450.76에 장을 시작했다. 코스닥도 1.91% 떨어진 677.59로 개장했다. 거래소는 계엄령 발동 직후에는 장 개장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다가 이날 오전 7시 30분 개장을 결정했다. 해외에 상장된 한국물의 가격 및 거래상황, 환율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실제, 계엄령 발동 직후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물 상장지수펀드(ETF)는 7% 가까이 빠졌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지수도 5% 이상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장중 1442.0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냈던 지난 2022년 10월 25일의 장중 고가(1444.2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4시간 장이 열리는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 폭이 가장 컸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기준 1억3300만 원에서 한때 33.8%(8800만 원)까지 떨어졌었다. 한국 시장 가격변동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요동쳤다. 가상화폐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계엄령 발동 이후 비트코인 전체 시가총액은 한때 3일 최고가(시가총액 2704조6463억 원) 대비 68조9788억 원이 증발하기도 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낙폭을 일부 되돌린 상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와 환율 시장이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 있는 만큼 점차 안정을 찾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신병남·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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