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등 사태 파악 ‘분주’
LG는 새벽 ‘재택근무’ 공지도


윤석열 대통령이 한밤중 비상계엄령을 발표했다가 약 6시간 만에 해제한 데 대해 경제계는 큰 충격을 표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하는 등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혼란스러운 정국 상황이 더해지면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분위기다.

4일 경제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비상계엄이 내려진 직후 수뇌부를 중심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하며 비상계엄이 기업 경영에 미칠 여파 등을 논의했다. 비상계엄이 해제된 이후 한숨 돌린 모양새지만 해외 핵심 파트너사와의 계약 문제와 브랜드 이미지 타격, 국내 생산·판매 및 수출 지장 등을 우려하며 현황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HD현대는 이날 오전 7시 30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향후 위험요인 등을 집중 점검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국내외 상황이 긴박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 사 사장들은 비상경영상황에 준하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특히 환율 등 재무 리스크를 집중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SK그룹도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일부 계열사 CEO 등이 참석하는 주요 경영진 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사태 이후 상황을 점검했다. LG그룹은 계열사별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금융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해외 파트너사 문의에 대한 대응 등을 점검했다. 여의도에 사옥이 있는 LG는 이날 새벽 직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비상계엄 관련 여의도 상황이 좋지 않아 트윈(사옥) 동관, 서관 모두 재택근무를 권고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건설업계도 비상계엄령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그 나라 정세가 불안하다고 하면 아무래도 해외에서 바라보는 신뢰도가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한국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항공 수요의 전반적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무역협회도 긴급 경영진 회의를 열고 한국 경제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최준영·이근홍·박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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