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이은성(28)·이윤아(여·25) 부부

저(윤아)는 남들보다는 이른 23살에 결혼했습니다. 제 고민에 귀 기울여주고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남편을 보면서 내가 뭘 하더라도 제 편이 되어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남편과 저는 교회에서 처음 만났어요. 2019년 초겨울, 교회 청년 수련회에서 만난 남편은 자기보다 나이가 훨씬 어린 동생들에게도 존댓말을 사용할 정도로 예의 바른 사람이었어요. 거기에 술과 담배도 하지 않아 제 이상형에 부합했죠. 남편과 친해지기 위해 만날 때마다 꼬박꼬박 인사하며 서로 친근함을 쌓아갔어요. 별거 아닌 일로도 말을 걸곤 했죠. 하루는 남편이 흰 양말을 신고 왔길래 “어디서 샀어요?”라고 물어봤는데, 남편이 그 양말을 선물해주더라고요. 그때 남편이 제게 호감이 있다고 확신했어요. 결국, 남편의 고백으로 저희는 연인이 됐답니다.

제가 남편과 결혼을 결심한 건 대학교 3학년 때였어요. 진로에 관해 고민이 많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불안감이 가득할 때, 남편은 “윤아는 멋쟁이고 다 잘할 수 있어! 설령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며 응원해 주더라고요. 이 사람과 평생 함께하고 싶어 진지하게 결혼 이야기를 꺼냈고, 양가 부모님께서도 저희 의사를 무척 기쁘게 받아들여 주셨답니다.

다만, 결혼하고 나서 남편이 제게 상의하지 않고 보디 프로필을 찍는다고 해서 섭섭하기도 했어요. 남편은 거의 반년 정도 매일 헬스장 가서 운동하고 그중 한 3개월은 식단 관리까지 하느라 밥도 같이 먹기 어려웠거든요. 남편은 그때 일을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 무슨 일이든 저와 상의하고 결정해요.

전 남편에게 ‘만일 잔치’도 열어줬답니다. 100일이나 돌 때 제가 옆에 없었지만, 생후 만일엔 저와 함께 있다는 걸 기념하고 싶었어요. 백설기와 케이크 등을 준비해서 만일 상차림을 해줬어요. 집에 온 오빠는 깜짝 놀라면서 너무 신기해하고 좋아하더라고요. 저희는 배우자를 고치려 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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