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고 퇴진을 촉구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게시판에 붙이고 있다.  이재희 기자
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고 퇴진을 촉구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게시판에 붙이고 있다. 이재희 기자


대학가 잇단 시국선언·규탄문
전국 곳곳서 ‘尹퇴진’ 촛불집회
종교계 “공감 못할 역사의 후퇴”


5일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를 포함해 전국 대학가에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고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과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계엄령이 쏘아 올린 8년 만의 전국적 ‘퇴진 촛불집회’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에도 진행된다. 오는 7일 민주노총과 정권퇴진 단체가 주도하는 ‘3차 총궐기대회’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시민들의 대규모 참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날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곳곳에는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국문과 19학번 이모 씨는 ‘윤석열을 타매(唾罵·침을 뱉으며 욕함)한다’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피로 쓴 헌법을 백안시한 저 무도한 정권을 퇴진시켜야 하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이 씨는 통화에서 “과제를 하다 계엄 소식을 듣고 화가 나 대통령 동문으로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파괴된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모두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인문대 종교학과 석사과정생 김모(27) 씨도 대자보를 통해 “서울대는 대통령의 모교지만, 침묵의 공간으로 비판받고 있다”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학우들에게 외친다. 민주주의를 수호하자”고 주장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5시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윤석열 퇴진 요구’를 안건으로 한 전체 학생총회를 연다. 지난 2019년 제자 성추행 의혹을 받았던 서어서문학과 A 교수 사건 이후 5년 만이다.

대학가 시국선언도 계속되고 있다. 4일 고려대, 동국대, 이화여대, 부산대 등에 이어 이날에도 숙명여대, 건국대, 서울여대, 홍익대 등이 시국선언에 나선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이날 규탄문을 내고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는 반복돼선 안 된다”며 “우리는 민주적 가치를 지향하는 모든 이와 함께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죄와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종교·문화계도 동참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이날 “과거의 암울했던 시기에나 있었던 일방적인 비상계엄령 선포가 21세기에 다시 일어났다”며 “우리 국민 모두는 큰 충격과 아픔을 느끼고 있다. 국민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역사의 후퇴”라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성명을 통해 “계엄으로 출판의 자유를 억압당했다. 결코 지난밤의 악몽을 잊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조율·신재우·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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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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