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했습니다 - 원동준(36)·주승희(여·34) 부부
저(승희)와 남편은 사촌 언니 덕분에 부부가 됐답니다. 11년 전, 제가 다쳐서 발에 깁스하고 다닐 때가 있었는데요. 그러던 중 제가 약속 장소에 나가려고 하는데, 사촌 언니가 자기가 동창 모임에 나가는 김에 차로 데려다주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차에 또 다른 사람이 타더라고요. 사촌 언니와 함께 모임에 나가는 사촌 언니의 동창이었죠. 그 사람이 남편이 될 줄 그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남편 첫인상은 별로였어요. 너무 마른 데다, 왠지 모르게 잘 놀 것같이 생겼거든요. 하지만 남편은 제게 관심이 있는 듯 보였어요. 저를 계속 힐끔거리며 쳐다보더니 목캔디를 건네줬어요. 또 자꾸 말을 걸어 대화를 이어가려고 했어요. 아니나 다를까, 사촌 언니를 통해서 제 번호를 물어보더라고요. 번호를 알려준 뒤로 남편은 제게 끊임없는 애정 공세를 펼쳤어요. 제가 좋아하는 과자나 음식을 사다 몰래 제집 앞에 두곤 했죠.
하지만 당시 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 남편의 호감에 답해 줄 여유가 없었어요. 그렇게 2년 동안 남편의 고백을 5차례나 거절했답니다. 상처받았을 텐데, 저에 대한 남편의 애정은 식지 않았어요. 한번은 남편이 부산에 출장 갈 일이 있었는데, 제게 드라이브 겸 같이 가자고 제안하더라고요. 장거리 운전이라 제가 중간에 운전 교대를 해줬는데, 아무래도 초보 운전이다 보니 길을 헤맸어요. 결국, 남편이 다시 교대해 운전하는데, 그 순간 가벼워 보이던 그 사람이 너무 의지가 되고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저희는 그렇게 연인이 됐답니다. 부부가 된 뒤로 남편은 항상 제가 1순위예요. 제가 림프 쪽에 멍울이 크게 올라왔던 적이 있는데요. 제가 크게 아픈 것 아니면 병원에 잘 가지 않는 성격인데, 남편이 나서서 휴가까지 써가며 저를 병원에 데리고 가더라고요. 세상에 든든한 내 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안정감이 생기는 게, 이게 바로 행복이구나 싶었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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