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검사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검사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 영향 미치려는 의도 입증 안 돼…공소사실은 합리적 의심 없을 정도 증명돼야”
1심서는 “직무상 비밀 누설 인정된다” 지난 1월 징역 1년형 선고



‘고발사주 의혹’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손준성 검사장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증거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법리를 강조하며 손 검사장이 처음 누구에게 자료를 전송했는지 수사기관이 증명하지 못한다면 선거에 영향 미치려는 의도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6일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 정재오 최은정 이예슬)는 공무상 비밀누설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손 검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증명 책임은 피고인이 아니라 검사에게 있다”며 “이 사건은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손 검사장은 총선 직전인 2020년 4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하면서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이미지와 실명 판결문 등을 텔레그램 메신저로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였던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의해 기소됐다. 고발장에는 당시 검찰총장인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였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피해자로 적시되어 있었다.

재판과정에서는 손 검사장의 메시지가 김 전 의원을 거쳐 제보자 조성은 씨에게 전달됐는지가 주된 쟁점이었다. 1심은 지난 1월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누설하고 고발장 작성에 관여한 점이 인정된다”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실제로 고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두 혐의 모두 증거부족을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우선 “당시 검찰총장과 가족에 대한 수사가 있었고, 해당 수사가 부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에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진상파악이나 수사정보 수집 업무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라며 “기존 업무나 업무 연장선에서 수사정보를 수집한 뒤 보고한 정보가 (정치권에까지 전달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고발장을 선거와 직접 관련된 사람에게 전송했다면 공정성을 해할 위험이 초래됐다 평가할 수 있지만, 반대로 검찰총장 등 상급자에게 전송했다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서 수사정보 수집·평가·검증업무를 총괄하면서 정보수집에 관여한 점은 인정되지만 정보를 선거 관련자가 아니라 검찰총장 등 상급자에게 전송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텔레그램 메시지 이미지에 ‘손준성 보냄’이라는 표시가 달린 점에 대해서는 “손 검사장이 제3자에게 메시지를 전송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공수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에게 메시지가 도달한 당시 휴대전화가 확보되지 않았고, 김 전 의원이 제출한 휴대전화에서 메시지 관련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손 검사장과 김 전 의원이 직간접적으로 연락했다는 점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공수처가 검찰에서 압수한 일부 증거에 대해 “위법수집 증거”라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손 검사장이 제3자를 통해 고발장이 접수되도록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는 내용으로 공소장이 변경됐다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추가적인 공소장 변경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 검사장은 지난해 12월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켜 직무 정지된 상태다. 헌법재판소는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손 검사장에 대한 탄핵심판 심리를 정지했다. 손 검사장은 무죄 선고 직후 “충실한 심리 끝에 무죄 선고를 한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헌재에서 진행 중인 탄핵심판 심리와 메시지를 전송한 실제 당사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판결문을 받아본 후 상고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한 기자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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