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의원 끌어내라 지시”
민주 의원 만나 당시상황 공개


곽종근 특수작전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게 본회의장 안에 있는 의원들을 밖으로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곽 사령관은 6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만나 “제가 판단했을 때는 명백히 위법사항이고 임무 수행하는 요원들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항명이 될지는 알았지만 그 임무를 시키지 않았다. 들어가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털어놨다.

또 “707이 이동할 때 어디쯤 이동하고 있느냐 대통령에게 직접 (비화폰으로) 전화를 받았다”며 작전에 대통령이 직접 관여한 부분도 있었다고 전했다.

6시간 만에 실패로 돌아간 비상계엄 사태의 막전막후가 베일을 벗고 있다. 국회 현안질의를 통해 비상계엄 사태 관련 당국자들이 증언에 나섰고, 김 전 장관이 언론 대응에 응하면서 조금씩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 다만 완성된 퍼즐을 위해선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의 투명한 사실 및 입장 공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소식통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 시작된 깜짝 기자회견에 앞서 군·경 등이 계엄 선포에 대비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당일 오후 5시쯤 서울행 기차를 타기 위해 울산 행사장을 급히 떠났다. 오후 6시쯤 이 장관은 김 전 장관과 30초가량 통화했다. 같은 시각 1·3공수여단장, 707특수임무단장 등 주요 지휘관이 경기 이천 특전사령부에 집결했다는 증언도 일부 나왔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오후 6시 20분쯤 대통령실로부터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대기하라는 명을 받았다고 했다. 이 장관과 조 청장은 사전에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전 계엄사령관)은 기자회견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에야 계엄 선포 사실을 인지했다고 국회에서 증언했다. 그는 오후 10시 30분쯤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자신이 계엄사령관에 임명된 사실을 인지했다. 박 총장은 김 전 장관으로부터 오후 10시 31분쯤 포고령을 전달받은 것으로 보인다.

계엄 선포 기자회견 10분 만인 오후 10시 33분 선거관리위원회 과천 청사에 계엄군이 들이닥쳤다. 이는 박 총장이 자신의 계엄사령관 임명 사실을 인지한 직후로, 실질적인 계엄군 지휘권이 박 총장이 아닌 김 전 장관 등 다른 사람에게 있었음을 짐작게 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은 언론에 ‘부정 선거 의혹에 따른 수사 필요성 때문에 계엄군을 보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4일 오전 1시쯤 비상계엄해제요구안이 여야 협력으로 통과됐다.비슷한 시각 윤 대통령은 계엄사령부 상황실이 설치된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을 방문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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