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가능성이 높아진 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모습. 백동현 기자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가능성이 높아진 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모습. 백동현 기자


■ 尹, 여론반전 시도 ‘주목’

당초 대국민담화 나서려던 尹
여론역풍 우려에 사흘째 침묵

韓 입장선회에 여론전환 절실
반국가세력 실체 등 밝힐수도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해제 이후 사흘째인 6일에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실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오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 처리돼야 한다는 뜻을 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탄핵소추안 표결에 앞서 금명간 윤 대통령이 전격적인 여론 반전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오전 4시 27분 비상계엄 선포 해제 발표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계엄 사태나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한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도 없는 상태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외부 접촉을 극도로 피하며 국회 탄핵안 표결 결과만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상계엄 해제 이후 윤 대통령의 알려진 행적은 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 대표 등 당정 고위급 인사를 만난 게 유일하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대국민 담화를 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돌았지만, 이날까지 대국민담화를 하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직접 대국민 담화에 나서 국민 불안을 초래한 데 대해 사과하고, 계엄선포의 배경을 설명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회 탄핵안 표결 전에 성급한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이를 보류하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날 한 대표의 ‘탄핵안 가결 처리’ 발언이 나온 만큼, 윤 대통령이 금명간 전격적으로 입장 발표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대표가 그간 “탄핵은 막겠다”는 입장에서 선회해 “가결 처리돼야 한다”는 뜻을 밝힌 만큼, 여론 전환을 위한 카드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의 실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정선거 의혹 초기 조사 결과 등을 내놓지 않겠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이 자신의 고정 지지층이나 전통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해 강한 수위의 담화를 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만약 친한(친한동훈)계의 입장 전환에도 불구하고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대통령실은 그간의 침묵에서 벗어나 공세적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 선언의 불가피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완전히 갈라서면서 여권 분열, 나아가 분당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국회에 군인을 보낸 대통령’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려 한 의혹이 있는 대통령’등의 꼬리표 탓에, 여론 반전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탄핵이 가결되면, 윤 대통령의 직무는 즉각 정지된다. 용산 대통령실은 ‘식물 상태’에 놓이게 된다.

여권 관계자는 “결론이 어떻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은 정치적 자해극이라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관련기사

손기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