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연합뉴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연합뉴스


"중·북·러 위협 고조되는 가장 부적절한 시기에 정치불안정 초래"
"한국 민주주의 불확실성 빠져"



빅터 차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7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분노와 좌절이 정치적 혼란 속에 2차 계엄 선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차 석좌는 이날 보도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이 상황이 어떻게 끝날지는 모르지만 악몽 같은 시나리오는 군이 다시 거리로 나오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다만, 해당 기고문은 전날 윤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를 포함한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을 국민의힘에 일임한다고 밝힌 뒤 윤 대통령 탄핵안의 국회 통과가 무산된 상황 이전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

차 석좌는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한국 민주주의에 ‘지독한 영향’(dire implications)을 미칠 것이라면서 군은 최고통수권자의 지시에 불복종하라는 압박을 받게 되고 한국 증시와 경기가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북한은 혼란을 틈타 서해상에 새 해양 경계를 주장하는 등 도발에 나설 수 있고, 미국과의 외교관계에서도 후폭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지금껏 신중한 태도로 어느 편도 들지 않고 법치와 헌법적 절차로 위기를 해소할 필요성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2차 계엄 선언은 워싱턴이 한국 대통령을 상대로 손을 대도록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관해서는 "그의 행동은 중국과 북한, 러시아의 위협이 고조되는 가장 부적절한 시점에서 한국에 장기적인 정치적 불안정을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식별 가능한 유일한 결과는 현직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이지만, 시점과 과정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한국과 미국, 전 세계가 큰 경제·정치적 비용을 치르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차 석좌는 "윤 대통령이 자신이 집권하는 동안 민주적 가치와 자유를 한국이 세계에서 맡을 역할의 주제로 삼아왔다는 건 아이러니"라며 "그는 국내에서 가장 비(非)민주적 행동을 한 것으로 기억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차 석좌는 조지 더블유(W.) 부시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북핵 6자회담 미측 차석대표 등을 맡았다.

이은지 기자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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