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여왕의 대관식 지란돌 귀걸이.
빅토리아 여왕의 대관식 지란돌 귀걸이.


보석수집가 아리카와 가즈미 소장품
롯데뮤지엄 ‘보석의 예술…’ 개막
교황 십자가·獨 왕가 왕관 등 출품
구마 겐고 디자인 전시장도 눈길




일본의 보석 수집가로 잘 알려진 아리카와 가즈미(有川一三)의 소집품을 소개하는 ‘보석의 예술: 고혹의 보석, 매혹의 시간’전이 최근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개막했다. 보석 거래상인 아리카와는 40년 전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앤드앨버트(V&A) 박물관에서 보석을 예술작품으로 처음 접한 뒤 마음이 동요됐다. 이후 전 세계의 보석을 모으기 시작해 고대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는 500여 점을 소장하게 됐다.

이번 전시는 총 208점을 선보인다. 대표작으로는 르네상스 시대 조각가 발레리오 벨리가 만든 ‘그리스도와 전도사의 십자가’. 현존하는 벨리의 십자가 3점 중 한 점으로, 나머지 2점은 각각 런던 V&A 박물관과 바티칸 미술관에 보관돼 있다. 전시에 나온 십자가는 교황 레오 10세의 의뢰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티아라 섹션에서 선보이는 독일 뷔르템베르크 왕가의 토파즈와 다이아몬드 파뤼르.
티아라 섹션에서 선보이는 독일 뷔르템베르크 왕가의 토파즈와 다이아몬드 파뤼르.


전시를 위해 지난 5일 방한한 아리카와는 언론 프리뷰에서 "이 십자가에는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한 실제 십자가 유물인 성십자가(True Cross)의 일부가 담겨 있다고 바티칸에서 공식 인정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보석은 여성의 장식품이나 사치품으로 생각되곤 하지만, 나는 보석이 더 깊은 본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보석에는 아름다움과 영원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전시에서 지식을 얻으려 하지 말고 보석의 아름다움 그대로를 느껴달라"고 덧붙였다.



그리스도와 전도사의 십자가.
그리스도와 전도사의 십자가.


이번 전시의 가장 고가품은 티아라(작은 왕관) 섹션에 있는 독일 뷔르템베르크 왕가의 파뤼르(Parure)다. 파뤼르는 티아라와 목걸이, 귀걸이, 팔찌, 브로치가 한 세트를 이루는 장신구로, 뷔르템베르크 왕가의 파뤼르는 100개가 넘는 천연 핑크 토파즈와 다이아몬드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3세가 공식 문서에 도장을 찍을 때 사용했던 인장반지(시그닛 반지)와 러시아 예카테리나 2세 초상화가 새겨진 에메랄드 펜던트, 프랑스 나폴레옹 1세의 부인 조세핀 황후가 지인에게 선물한 귀걸이와 목걸이,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대관식 때 착용한 귀걸이 등이 전시된다.



전시장 전경. 롯데뮤지엄 제공
전시장 전경. 롯데뮤지엄 제공


전시장 디자인을 일본의 유명 건축가 구마 겐고가 맡은 점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전시장 입구와 휴식 공간 천장에 보석의 결정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2점도 소개된다. 전시는 내년 3월 16일까지. 관람료는 2만 원(성인 기준).

박동미 기자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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