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새 원내지도부 구성 계파싸움
“표대결 선출” vs “추대로 가자”
일각 ‘비대위 전환’ 목소리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도 국민의힘이 해법보다는 ‘밥그릇’ 싸움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뒤 친윤(친윤석열)계는 재신임을, 친한(친한동훈)계는 신임 지도부 선출을 요구하면서 계파 간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두고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9일 오전 의원들에게 입장문을 내고 “저의 원내대표 사퇴 의사는 확고하다. 새 원내대표 선출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된 재신임을 거절한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의원님들의 모든 힘과 지혜를 당 대표 중심으로 모아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추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신임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친윤계와 친한계의 ‘세 싸움’이 수면 위로 올라올 것으로 전망된다. 친한계는 혼란스러운 상황인 만큼 선거가 아닌 추대로 차기 원내대표를 세운다는 방침이다. ‘표 대결’로 가게 되면 소수인 친한계가 불리하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친윤계는 한동훈 대표에게 당의 전권을 내줄 수 없는 만큼 추 원내대표 재신임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여당 중진의원들은 이날 오전 회동을 통해 추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는 뜻을 모았다. 친윤 권영세 의원은 회동 직후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비대위 체제’ 전환 시나리오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 한 대표 중심의 최고위로 탄핵 정국을 풀어가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당 대표가 사퇴하거나 선출·청년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비대위 체제로 즉시 전환된다.

현 한동훈 체제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이면에는 대통령 탄핵 또는 하야 이후 친윤계가 당권을 가져가려는 의도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윤 대통령 탄핵을 막아야 하는 공통의 목표가 있는 만큼, 비대위 전환 움직임은 아직 표출되지 않고 있다.

이은지·윤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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