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전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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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엄군 지휘부 줄줄이 조사

김용현, 계엄 건의·국회 軍 진입 지휘

박안수 육참총장은 참고인 조사
곽종근 前특수전사령관 부르고
이상현 1공수여단장 등도 소환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고 9일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데 이어 계엄사령관이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등을 줄소환해 고강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수본을 꾸린 지 이틀 만에 주요 인사들을 조사해 진술을 확보하는 등 수사 속도가 빨라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르면 다음 주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검찰 특수본(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김 전 장관을 3차 소환해 조사하는 데 이어 늦은 오후 형법상 내란·직권남용, 군형법상 반란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특수본은 전날 오전 1시 30분부터 김 전 장관을 6시간여 조사 후 긴급체포했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한 인물로 포고령 발표와 계엄군의 국회·선거관리위원회 진입 등을 직접 지휘한 혐의다. 박 총장과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계엄군에 국회 투입 지시를 내린 것이 김 전 장관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특수본은 곽 전 사령관을 이날 오전 소환해 조사하고, 같은 날 오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서도 출국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곽 전 사령관은 “국민께 진심으로 다시 한 번 사죄 말씀을 드린다”며 “믿고 따라준 특전대원들, 진심으로 죄송스럽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 6일 김병주·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비상계엄 당시 김 전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사당 인원들을 밖으로 빼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김 전 장관을 전날 오후 5시, 박 총장을 오후 6시에 각각 불러 이날 새벽까지 조사를 벌였다. 박 총장은 내란·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피의자 신분이지만, 전날 조사는 김 전 장관의 진술을 교차 검증하기 위한 참고인 신분으로 진행됐다. 특수본은 계엄부사령관이었던 정진팔 합동참모본부 차장과 국회로 출동했던 이상현 1공수여단장, 김창학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 등도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합동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과 군검찰은 이날 오전부터 경기 과천에 위치한 국군방첩사령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방첩사는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에서 사전계획 문건을 검토하고 포고령을 작성하는 등 핵심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이번 사태 핵심 인물로 꼽히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계엄과 관련한 군·경찰 관계자들을 조사한 특수본이 결국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수사가 결국 핵심 피의자 신분인 윤 대통령에게 닿을 것이고, 검찰의 현재 수사 속도를 감안하면 다음 주까지 소환조사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선형·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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