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제각각 서로 앞다퉈 수사하겠다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8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긴급체포하면서 윤석열 대통령도 ‘내란죄 피의자’로 입건했다. 경찰 특별수사단도 국방부 장관실 압수수색 등을 통해 증거 확보에 나서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검찰과 경찰에 자신들에게 사건을 이첩 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볼썽사나운 중구난방 수사가 벌어지는 와중에 야당은 대통령 거부권이 없는 상설특검법과 일반특검법을 잇달아 발의하겠다고 한다.

초유의 일이 벌어지다 보니 어느 정도 혼선은 불가피할 수 있다. 현직 대통령은 내란·외환의 죄를 제외하고는 형사소추가 되지 않지만,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내란죄 적용 가능성이 크고, 윤 대통령도 “법적·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신속하고 성역 없는 수사와 함께 주모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당연하다. 그러나 각 수사기관 모두 한계를 가지고 있어 국민 신뢰를 전적으로 받기 힘든 처지다. 검찰은 박세현 서울고검장을 특수본부장으로 임명해 수사하고 있지만,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모두 검찰 출신이고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이미 탄핵 소추돼 정상이 아니다. 초동 수사는 빨리 착수했지만, 자칫 ‘제 식구 감싸기’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경찰은 내란죄 관련 수사는 경찰 소관이라고 주장하지만, 국회 봉쇄 등과 관련해 수뇌부가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공수처는 이런 대형 사건을 수사할 역량이 없다.

이번 수사는 결국 여야 합의에 따른 ‘특별검찰’이 맡는 게 옳다. 야당이 앞장서서 중립성과 독립성을 갖춘 특검이 되도록 해야 한다. 다만, 특검이 수사에 착수하기까지 20일가량 걸리는 만큼 그때까지는 검·경이 합동수사를 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다. 벌써 증거인멸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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