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방법을 둘러싼 여야 이견이 또 다른 정국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는 8일 “윤 대통령 퇴진 시까지 사실상 직무 배제”와 “국정 공백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명백한 위헌” “2차 내란”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대통령직을 유지시킨 채 ‘사실상 직무 배제’가 가능한지는 논란이 많다. 헌법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를 ‘궐위 또는 사고로 인한 직무 수행 불가능’으로 국한(제71조)하고 있고, 현실적 문제점도 수두룩하다. 민주당 주장대로 탄핵안이 가결되더라도 현재 ‘헌법재판관 3인 공석’ 상태인 헌법재판소가 최종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첩첩산중이다. 그만큼 정치적 대립은 길어지고 첨예화할 것이다.

이런 여야 주장의 이면에는 ‘조기 대선 시간표’에 따른 정략이 깔려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차 발의해 12일 국회 본회의 보고, 14일 표결을 추진한다. 또 부결되면 매주 ‘목요일, 토요일’에 같은 절차를 무한 반복하겠다고도 한다. 민주당으로선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규정상 6개월 이내) 전에 대선을 치르는 것이 최상일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처럼 탄핵 심리(90일 소요)와 60일 이내 선거가 진행되면 내년 5월엔 대선이 가능하다. “6개월 안에 승부를 내자”고 하는 것만 봐도 속내가 분명하다.

한 대표는 “위헌·위법”이라면서도 정작 탄핵안에는 반대했고, 의원들이 무기명 투표에서 찬성할 경우를 대비해 표결 불참 방식을 택했다. 여당의 탄핵 반대 속내는 조기 대선이 실시되면 패배할 것이란 우려에 있다. 조기 퇴진 로드맵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하면, 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대통령 직무 중단과 국가적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여야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정쟁과 정략에 앞서 국민을 위한 해법을 고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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