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코모 푸치니(1858∼1924)는 주세페 베르디(1813∼1901)와 더불어 가장 사랑받는 이탈리아 오페라계의 거장이다. ‘아이다’ 등 선이 굵은 애국적 소재의 작품을 작곡한 베르디에 비해 푸치니는 이국적인 소재에 센티멘털한 선율의 작품이 많아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다. 특히,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은 올해 세계 각국 오페라극장에선 그의 대표작인 ‘라보엠’ ‘토스카’ ‘투란도트’ 등의 공연이 잇따랐다.
추운 겨울에 봐야 제격인 ‘라보엠’은 지난 11월 서울시오페라단이 무대에 올린 데 이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도 공연 중이다. 서울 공연에서는 소프라노 서선영·황수미가 미미 역으로 열연했고, 지난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태한이 마르첼로 역으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다. 뉴욕에서는 BBC 카디프 성악 콩쿠르 우승자인 바리톤 김기훈이 쇼나르 역으로 출연 중이다.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의 겨울 시즌 대표작 ‘토스카’는 김은선 샌프란시스코 음악감독이 주도하고 있는데 테너 백석종이 주인공 카바라도시 역을 맡았다. 그는 올 초 ‘투란도트’의 칼라프 왕자 역으로 뉴욕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해 ‘푸치니 100주년’의 최대 스타가 됐다.
일본 게이샤와 미 해군 장교의 사랑을 그린 ‘나비부인’과 미국 서부 개척시대를 다룬 ‘서부의 아가씨’는 국내 공연이 뜸한 편이었지만,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지난 11월 글로리아오페라단, 지난 5∼8일 국립오페라단이 각각 무대에 올렸다. 소프라노 임세경은 지난 9월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에 이어 ‘나비부인’과 ‘서부의 아가씨’에서 뛰어난 연기와 가창력으로 갈채를 받았다. 반면, ‘토스카’ 서울 공연 때 루마니아 출신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는 오만한 무대 매너로 빛을 잃었다. 상대역 테너 김재형의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 앙코르에 반발해 커튼콜까지 거부해 팬들을 실망시켰다.
푸치니의 해는 ‘투란도트’로 마무리된다. 솔오페라단이 이탈리아 베로나 팀 초청 공연을 한 데 이어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등이 지휘하는 서울 코엑스 공연도 22∼31일 열린다. 아리아 ‘네순 도르마’에서 승리를 다짐하며 빈체로를 외치는 칼라프 왕자의 염원처럼 올해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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