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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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징역형,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팀장 "참혹한 참사에 대표로 책임 지라는 가혹한 상황" 항소이유서 제출
"무의미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죄인가" 항변…"여론 영향 없는 항소심 재판 희망" 주장도



이태원 참사에 부실 대응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 용산경찰서 경찰들이 "불운한 교대 근무자를 만들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1심에서 금고 1년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박인혁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 팀장이 최근 무죄를 주장하는 내용의 항소이유서를 서울고법 형사13부에 냈다. 실형을 선고받은 이임재 전 용산서장과 징역형을 선고받은 송병주 전 112상황실장 등도 유사한 내용의 항소 이유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심은 지난 9월 "축제 혼잡 상황에 대비한 치안 유지라는 구체적인 임무가 경찰에 부여되고, 경사진 좁은 골목에서 보행자 생명과 신체에 위험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이 서장 등 용산 경찰서 간부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박 전 팀장에 대해서는 "유관기관에 연락 및 협조 요청을 하지 않거나 이를 현저히 지연했다"고 판시했다. 반면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등 상급청 지휘부에 대해서는 지난 10월 "용산경찰서가 제공한 정보에 의존해 대규모 인파 사고 발생 가능성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정보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는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박 전 팀장은 항소이유서에서 "1심이 국가와 사회 각 직역의 안전 의식 결여가 중첩되면서도 총체적으로 작용한 결과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시했는데, 다른 누가 근무했더라도 이 사건 사고 발생을 방지할 수 없었다"며 "때마침 교대 근무로 상황팀장에 근무했다는 우연한 사정 탓에 국가·사회 전체를 대표해 형사책임을 지는 것은 가혹하고 모순적"이라고 항변했다. 또 "대규모 인파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점까지 사전에 예상하거나 인지할 수 없었고, 무선지령을 내렸음에도 현장에서 아무런 보고가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유관기관과 연락하면서 최선의 대응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팀장은 "결과적으로 현장 경찰과 중간에 끼인 관리자들이 책임을 지게 된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재난 및 안전 관리 기본법이 소방서를 ‘긴급구조기관’으로 경찰서를 ‘긴급구조지원기관’으로 명시하는 점을 고려하면, 1심이 업무상 주의의무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했다"며 "현장 경찰관조차도 당시 어떤 일이 생겼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경찰서에서 간접적 수단으로 이태원 상황을 파악할 수밖에 없었던 담당자가 섣불리 상급자나 상부 기관에 보고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잘못된 상황 판단을 유발하면서 지휘체계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치가 무의미한 상황에서 무의미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의 의무 위반이 있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팀장의 변호인을 맡은 이권호 변호사는 문화일보에 "경찰 개인의 형사책임은 ‘신뢰의 원칙’과 ‘위험 인수 법리’에 따라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며 "혼자서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더라도 참사가 방지되지 않는다면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고를 예측할 수 없었던 경찰 개인에게 정말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엄격한 책임을 물을 수 있을 지, 법원이 여론 영향 없이 판단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강한 기자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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