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정지 아닌 ‘2선 후퇴’ 상황
거부권 행사땐 야권 반발 거셀 듯


정부·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예산안 자동 부의 폐지법’(국회법 개정안) 등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대통령이 탄핵되면 총리가 권한대행을 할 수 있지만,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폐기되면서 윤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비상계엄 사태 이후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나겠다고 스스로 선언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야당의 거센 반발과 후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게 11일 정치권의 관측이다.

전날(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요구안’과 관련해서도 특검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되면 윤 대통령은 2명의 특검 후보자 추천을 의뢰해야 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은 지체 없이 2명의 특검 후보자 추천을 의뢰해야 한다”며 “지연하면 탄핵 사유임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의뢰를 받은 위원회는 5일 내에 후보자 2인을 추천하고,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로부터 3일 내에 1명을 최종 임명해야 한다.

대통령의 권한은 여전히 윤 대통령에게 있는데 꺼내 쓸 수 없는 ‘딜레마’적인 상황이 지속되며 국정 운영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14일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야당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킨 법안은 정부 예산안의 본회의 자동 부의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 동행명령 대상 증인의 범위를 ‘국정감사·조사’에서 ‘주요 안건·청문회’로 확대한 국회 증언·감정법 개정안이다. ‘농업 4법’(양곡관리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법·농어업재해대책법·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도 일방적으로 가결했다. 해당 법들은 지난 6일 정부에 이송됐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은 21일이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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