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생태계 리포트 2025 - 프롤로그

삼성, 협력사 거래대금 현금지급
‘스마트365센터’로 사후 관리도

SK, 자체 개인정보 관리 시스템
150개 수탁 협력사에 무상 제공

현대車는 ‘제로원 컴퍼니’ 독려
사내 스타트업에 최대 3억 지원

LG, 매년 협력회 총회·워크숍
포스코·롯데 등도 파트너십 만전


미·중 패권 전쟁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에 따른 복합 경제위기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스타트업 등이
원팀으로 대응하는 ‘상생 혁신 생태계’가 위기극복의 열쇠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 등으로 대변되는 현대 경제·산업 구조의 복잡성과 상호의존성 속에서 혁신의 가속화와 위험 분산 등을 위해선 기업들이 공동 생태계를 통해 움직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구글 등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유망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인수·합병(M&A)하면서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미국의 국가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혁신 생태계는 단순한 협력 관계를 넘어 서로의 강점을 극대화시키고 약점을 보완하는 상호작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면서 현대 산업과 경제에서 지속가능 성장의 필수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 주도의 혁신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생추구·정도경영’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3차 협력사와 미거래 중소기업까지 지원하고 있다.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자금·기술·인력 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맞춤형 지원을 펼치고 있으며, 2005년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중소·중견 협력회사에 거래대금을 현금으로 지급 중이다. 특히 2018년부터 시작한 ‘대·중소 상생형 삼성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에 대해 협력사들이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또 판로개척을 위한 스마트비즈엑스포 개최, 스마트365센터를 통한 사후관리 등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협력사를 대상으로 기술 성장을 지원하는 ‘반도체 테크 세미나’를 2019년부터 연 2회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SK그룹도 상생이 곧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인식 아래 협력사 지원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협력업체 지원 전담조직 ‘SHE상생협력팀’을 꾸리고, 협력사를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컨설팅을 통해 현장 유해위험요인을 발굴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독자 개발한 개인정보 관리 시스템 ‘위타(WeTA·We Trusted Advisor)’를 150여 개 수탁 협력사에 무상으로 제공, 계약·파기 관리 및 보호조치 점검 등 개인정보 관련 업무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했다. SK텔레콤도 동반성장펀드, AI 역량 강화 교육 지원, 비즈니스 파트너사 온라인 전용 채용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000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상생 생태계 구축과 혁신 아이디어 발굴에 힘써왔다. 2021년에는 제로원 컴퍼니빌더로 명칭을 변경해 현대차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동차 외 분야에서도 다양한 사내 스타트업을 선발·육성하고 있다. 선발된 스타트업은 최대 3억 원의 개발비용을 지원받으며, 1년간 제품·서비스 개발 및 사업화 기간을 거쳐 사업화 여부를 평가받는다. 현대차그룹은 임직원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분사 이후 3년까지 재입사 기회도 제공한다.

LG전자는 2013년부터 협력사와 한 해 목표 및 성과를 공유하고 상생 의지를 다지기 위해 매년 상·하반기에 각각 협력회 정기총회와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더 많은 협력사에 자사의 스마트팩토리 노하우를 공유, 맞춤형 자동화·정보화·지능화 공정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자동화 시스템 및 스마트팩토리 전문가들을 파견해 협력사별 개선 기회를 점검하고 제품 구조나 제조공법을 자동화 시스템에 적합하게 변경하는 방안 등을 공유한다.

포스코홀딩스는 국내 중소기업인 더블유스코프코리아(WSK)와 2차전지 소재인 리튬 생산을 위한 포스코형 리튬 추출 기술에 쓰이는 전기투석막을 공동 개발, 제작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WSK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2013년부터 리튬 전기투석막 개발에 협력해 왔다. 두 회사는 지난 2021년부터 전기투석막 공동 개발에 돌입했다. 이어 두 회사의 협력으로 그간 국내에 제조사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전기투석막 국산화에 성공했다.

롯데는 스타트업 투자와 해외진출 지원 등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에 진심이다. 스타트업 투자 및 발굴은 롯데벤처스가 담당한다. 롯데벤처스는 2016년부터 엘캠프, 미래식단 등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해 총 193곳의 스타트업을 지원해 왔다. 스타트업 밸류업을 위한 PoC(Proof of Concept) 과정에서 계열사와의 매칭에도 힘쓴다. 이 과정을 통해 스타트업은 사업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고, 롯데 계열사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통한 혁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용권·김성훈·최지영·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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