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감독이 연출하고 여성이 주연을 맡아 여성으로서 겪는 경험과 투쟁을 탐구한 중국 영화 ‘좋은 것들’(중문제목 하오동시 ‘好東西’·영문제목 ‘Her Story’)이 3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페미니즘 코믹 영화가 중국 박스오피스를 지배한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좋은 것들’의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좋은 것들’에 관해 "중국판 ‘바비’로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좋은 것들’은 여성감독 샤오이후이(邵藝輝)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고 쑹자(宋佳), 중추시(鍾楚曦), 청무메이(曾慕梅), 장위(章宇)가 주연을 맡은 영화로 싱글맘인 주인공이 딸과 함께 새 집으로 이사한 뒤 이웃인 젊은 여성을 만난 뒤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하오동시는 지난 3주 동안 중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초기에는 성적이 부진했지만 시청한 여성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 흥행 가도에 올랐다.
중국 영화 평가 사이트 더우반(豆辯)에서 10점 만에 9.1점을 받았으며 7700만 달러(약 11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올해 중국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에는 페미니즘적 메시지가 가득하다. 주인공들 사이 우정이 깊어지며 그들은 딸 육아를 위해 팀을 이루고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한심한 구혼자들을 비웃는다. 페미니즘 이론을 인용해 남성에게 원죄가 있다고 선언하기도 한다.
미국 진보 진영과 여성 페미니즘 운동의 아이콘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프리다 칼로 등이 등장하고 일본의 페미니스트 우에노 지즈코, 미국의 활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말을 인용한다.
영화는 중국 정부의 검열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여성 관객들은 환호하고 있다. 저장성의 32세 여성 뤄신란은 "영화 ‘바비’를 볼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며 "지금까지 중국 영화에는 없었던 페미니즘 이데올로기의 직설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표현이 특히 신선했다"고 말했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좋은 것들’ 장면을 활용한 밈과 티셔츠 등이 유행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도 논평을 통해 영화에 대한 칭찬을 담은 논평을 게재하기도 했는데 이를 비롯한 ‘좋은 것들’의 성공은 정부가 페미니스트 운동을 단속하고 독립적인 표현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중국의 상황에서 이례적인 일이라고 NYT는 짚었다. 그러면서 "영화의 흥행은 여성 중심 이야기에 대한 욕구 증가를 반영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여성의 구매력에 집중하는 ‘여성 경제’의 부상이 최근 여성 주도 영화의 전례 없는 성공의 주요 원동력 중 하나라고 분석한다.
작가 주잉은 "여성 관객들은 이제 중국 영화 산업이 수용하려고 하는 양질의 집단이 됐다"며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의 산업에서 여성 감독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향후 중국 영화 산업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