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수사에 적극 대응 의지 尹 박근혜 탄핵심판에 3개월 소요 尹 쟁점 적지만 장기화 가능성
국가 추락 땐 정치권 공동 책임 야당도 개헌 등 대안 고민할 때 與는 천막당사 각오로 호소해야
비상계엄 선포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던 윤석열 대통령은 결국 후폭풍을 감당하지 못하고 2선으로 물러났고,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권한의 대부분을 위임받은 상태에서 국정을 끌어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여당의 분열과 야당의 무차별 공세로 인해 자칫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국정 혼란이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만일 야당이 발의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오는 14일 통과되면 어떻게 될까? 더불어민주당의 계획대로 다수의 국무위원을 탄핵소추로 직무정지시키고, 그 결과 국무회의가 마비 상태에 빠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책임은 누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그 모든 문제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끝나는 것일까?
지금 대한민국은 국내외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며, 이는 정치적 상황뿐만 아니라, 경제·사회적 불안정성이 외교와 수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지경이다. 이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지 못하면, 자칫 대한민국이 선진국 진입 후 불과 10여 년 만에 다시 추락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의 장래를 매우 어둡게 할 것이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정치지도자들의 리더십이다. 솔선해서 고통을 감내하는 자세로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며, 국민의 믿음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에 대한 비전으로 이끌어가는 정치지도자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주변에 어떤 정치인이 이런 의미의 지도자인가?
현재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를 꼽아 보자. 일단, 비상계엄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한 수사 및 조사를 통해 국민이 안정과 믿음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 또한 그와 연계되어 큰 갈등 없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란죄 관련 수사 및 조사가 수사기관들의 과도한 경쟁이 아니라 효율적인 협력과 역할 분담 속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향후 임기 단축 개헌이든, 거국내각이든, 아니면 책임총리든 여야의 합의를 통해 진행돼야 한다. 여기서 민주당이 모든 것을 거부하고 탄핵에만 집중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최근 논의를 보면,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5개월 뒤에 대선이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헌법재판소가 집중심리를 통해 3개월 만에 탄핵 결정을 내렸던 것을 근거로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경우에도 3개월 안에 탄핵심판의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에 비해 쟁점이 적은 점은 있지만, 내란죄 등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적지 않다. 더욱이 변호인들이 법리적으로 치밀하게 다투지 않았던 박 전 대통령의 경우와 달리 윤 대통령은 법리적 쟁점의 치밀한 논쟁, 폭넓은 증인 소환 등으로 탄핵심판 기간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민주당도 탄핵만을 생각할 게 아니라, 플랜 B를 생각해야 한다. 무조건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소추로 국무회의를 무력화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거국내각이라는 대안을 먼저 만들어 놓고, 탄핵소추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 민주당이 먼저 주장했던 임기 단축 개헌을 무조건 배척할 것도 아니고, 책임총리제의 장점도 검토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지금 현재 여야의 정치적 행보가 다음 선거에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 분담을 호소했듯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천막 당사’를 통해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듯이 정치지도자들이 국민의 마음속에 파고들어야 한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정치가 국민과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을 때, 우리의 미래가 살아날 수 있다.
어쩌면 지금이 대한민국을 다시 한 번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당내의 또는 여야의 권력 다툼보다는 대한민국을 위한 희생과 봉사가 정치의 본분이며, 국민은 그러한 희생과 봉사를 잊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미래가 불사조처럼 되살아나게 하는 일이야말로 정치지도자의 역할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