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탄핵 사태로 나라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반(反)시장·반기업 법안들이 속출해 경제계가 비상이다. 대통령의 법안 재의 요구가 사실상 무력화한 상황이어서 이들 법안이 가뜩이나 위축된 기업·경제 활동을 더 얼어붙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당장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들이 문제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 개정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농망 4법’이 발등의 불이다. 이 5개 법안은 오는 21일까지 대통령의 거부권이 없으면 시행에 들어간다. 증언·감정법 개정안은 국회가 요구하는 자료는 영업비밀·개인정보라도 거부할 수 없고, 국정감사뿐 아니라 각종 안건 심사와 청문회에도 증인 출석을 의무화하고 있다. 심지어 질병이나 해외 출장 중인 때에도 증인·감정인·참고인은 화상으로라도 원격 출석해야 한다.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처벌 규정도 담고 있다. 양곡법개정안은 쌀이 과잉 생산돼 쌀값이 떨어지면 정부가 남는 쌀을 추가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쌀 공급과잉 등 부작용이 커 농업을 망칠 것이란 우려에 이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제21대 국회 때 폐기됐던 법안들을 민주당이 다시 강행했다. 여기에다 민주당은 계엄 사태 속에서도 지난 6일 경제계가 반대하는 상법개정안을 추가 발의하는 지경이다.
민주당은 탄핵 정국을 이유로 반도체·전력망 특별법, AI 기본법 같은 시급한 경제법안을 뭉개고 있다. 그러면서 반기업 입법 폭주는 계속한다. 이재명 대표가 경제를 지킨다며 여·야·정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제안해 단독 출범시킨 진정성도 의심받게 됐다. 민주당이 이런 식이면 집권 자격이 있는 정당으로 인정 받기 힘들다. 문제의 5개 법안은 대통령이 안 되면 국무총리에 의해서라도 오는 21일까지 반드시 재의 요구가 이뤄져야 한다. 민주당도 경제를 지킬 의지가 있다면 법안들이 공포 6개월 후 시행되기 전에 유예 또는 차단하는 방안을 스스로 제시해야 한다. 특히 이 대표는 경제단체들과의 간담회에서부터 앞으로 ‘경제를 망칠’ 입법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할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