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김종경(36)·김지연(여·33) 부부

“평범했던 내 일상이 지금은 혼돈이야.”

남편이 제(지연)게 고백했을 때 했던 멘트랍니다. 보통 “네가 좋아”라거나 “사귀고 싶다”고 하는데, 정말 독특한 고백 멘트라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저는 그 말을 듣고서 ‘이 사람과 결혼까지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저희는 2021년 동네 친구들과 함께한 신년 모임에서 만났어요. 남편과 저 사이에 공통적인 지인이 있어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눴죠. 처음 만났지만, 보자마자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어 신기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는데, 딱히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는데도 제가 먼저 남편에게 연락해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죠. 또, 동생 차를 타고 운전 연습을 하는 김에 남편을 데리고 드라이브도 다녔어요. 그러다 갑작스레 남편이 저 멘트와 함께 고백을 해왔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바로 승낙했죠.

연애 초반에는 다툼이 잦았어요. 외동아들인 남편은 고집이 세고 자기중심적이었거든요. 또, 아무 생각 없이 툭툭 던지는 말로 제게 상처를 주기도 했어요. 이 때문에 이별도 고민했지만, 남편은 자신이 잘못했다며 단점을 모두 고치겠다고 했어요. 실제로 남편은 그 약속을 모두 지켰어요. 결혼을 준비하면서도 크고 작은 고비가 있었습니다. 가족과 가족이 만나는 일이다 보니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았어요. 남편은 양가의 조율이 필요할 때 제 방패가 되어 주었어요.

딱히 프러포즈는 바라지 않았는데, 200일 기념일에 남편이 제가 평소에 갖고 싶어 하던 선물을 주면서 결혼하자고 했어요. 남편은 제가 울면서 좋아할 걸 기대했는데, 제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아서 김이 샜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결혼식도 불필요한 의례는 생략하고 하객들이 즐길 수 있는 여러 콘텐츠를 준비해 재밌게 꾸렸어요. 현재는 결혼 2년 차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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