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입구 인근 도로에서 경찰들이 운전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1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입구 인근 도로에서 경찰들이 운전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 경찰 특수단 수사 가속화

조지호 청장의 비화폰으로 지시
조청장은 “지시 묵살했다” 주장
해당 비화폰 압수수색 통해 확보
‘계엄 국무회의’ 4명 소환 조사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 봉쇄 지시를 내린 조지호 경찰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비화폰’(보안전화)을 통해 국회의원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13일 나타났다. 조 청장 측은 윤 대통령이 “다 잡아들여. 계엄법 위반이니까 체포해”라고 지시했으나, 해당 지시를 따르지 않고 묵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1일 긴급체포한 조 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은 이들이 계엄 관련 지시가 담긴 A4 용지 문건 등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확인돼 삼청동 안전가옥에 대한 강제 수사를 통해 문건 확보에도 나설 전망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 청장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를 받을 때) 비화폰을 쓴 것으로 확인된다”며 “추가 수사를 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특수단 관계자는 앞서 조 청장의 개인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받았고, 조 청장의 비화폰은 압수수색을 해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특수단은 비화폰 관련 통화 기록이 남아 있는 서버 위치를 확인하는 한편, 비화폰 내 내용이 삭제되어 있는지 등 여부도 분석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비화폰 분석에 따라 계엄 당시 ‘국회의원 체포 지시’의 구체적 내용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경찰은 12일 국방부를 압수수색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사용했던 비화폰을 확보하기도 했다.

조 청장은 특수단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후 자신에게 6번 전화를 걸어 “다 잡아들여. 계엄법 위반이니까 체포해”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 청장은 “말도 안 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해 참모들에게 말하지 않고 혼자 묵살했다”며 자신이 사실상 ‘항명’을 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조 청장의 이 같은 진술은 윤 대통령에게서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진술과도 맥락이 닿는다. 특수단 관계자는 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 4명을 소환 조사했고, 나머지 국무위원과도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707특임단장, 1·3공수여단장 등 군 관계자 5명을 추가 입건해 피의자가 18명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특수단은 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시설에 경찰을 투입한 경기남부경찰청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한편 조 청장 측 변호인은 윤 대통령이 안전가옥에서 ‘종북 세력’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사용하며 계엄 정당성을 강조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변호인 측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회 탄핵’ ‘종북 세력’ 등 단어를 여러 차례 사용하며 결연한 목소리로 계엄의 정당성을 설명했다고 한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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