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2 담화’한목소리 비판
“헌법에 계엄 요건 등 규정돼
이번엔 과정부터 요건 못갖춰”
“국회 무력화·체포 시도 맞다면
국헌 문란‘내란’ 해당” 지적도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비상계엄은 통치행위로서 사법심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발표한 12·12 담화문에 대해 헌법학자들이 “잘못된 주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본권을 침해한 통치행위는 사법심사 대상이고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동기가 헌법에 규정된 목적과 다르다는 것이 입증되면 탄핵감이라는 평가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윤 대통령이 ‘2시간짜리 내란이 있느냐, 질서유지를 위해 소수 병력을 잠시 투입한 것은 폭동이 아니다’라고 항변한 것에 대해 “헌법·형사재판 속도를 높여 불법 상황에 대한 증언의 진위를 가려야 한다”고 진단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통치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한 주요 선례는 군사정부 시절 계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금융실명제에 대한 긴급재정명령 발동,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라크 파병 등 3건이다. 군사정부 시절 계엄 확대에 대해 대법원은 “통치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구체적 범죄행위와 연결되어 국민 기본권 침해가 있을 때 심판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 헌법재판소는 김 전 대통령의 긴급명령에 대해 “통치행위”라면서도 “국민의 재산권 등 기본권을 직접 침해할 때는 심판 대상”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내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서 사법심사 대상으로 부적합하다”고 봤다.
헌법학자인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치행위라도 국민 기본권이 침해되면 심판 대상이고, 고도의 정치 행위라도 외교 행위 등 일부만 사법심사 대상에서 배제된다”며 “비상계엄 선포 행위와 과정부터 헌법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에 대부분 법률가가 같은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헌법학 교수는 “윤 대통령이 국회 진입과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며 “국헌문란 목적에 대한 사법심사가 형사재판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에서도 쟁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진아 고려대 교수는 “‘비상계엄 선포가 통치행위라 사법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입장은 민주화 이후 변경됐다”며 “국헌문란의 목적을 위해서 비상계엄을 이용한 경우에는 내란죄 성립 여부 등을 사법심사 할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2시간짜리 내란이 있느냐’며 내란 혐의를 정면 반박하고 있다. 헌법에선 계엄에 대해 ‘병력이 필요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에 필요한 국가비상사태’라고, 내란에 대해서는 형법이 ‘국헌(헌법)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일으킨 폭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 형법 교수는 “국회 무력화 시도와 요인 체포 시도가 맞는다면 국헌문란”이라며 “국회 해제를 막지 않았다고 해서 정당한 권한 행사가 아니라 시도 자체가 없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란 예비·모의가 있었다면 형사소추 대상이기 때문에 헌법재판에서도 탄핵 근거로 다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한 기자 str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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