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석 성균관대 행정학과 및 국정전문대학원 교수

최근 국무총리, 장관, 군경 수뇌부 다수가 수사와 탄핵 대상이 되면서 국정 공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크다. 계엄 발령 사건으로 국정 공백은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그 기간은 최소화해야 한다. 정부에는 직무대행 제도가 있고, 시행한 경험도 있다. 여야가 국민만을 생각하고 국정 공백 피해를 줄이기 위해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면, 생각보다 피해는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직무대행 체제에서는 새로운 중요 정책 추진이나 인사가 어렵다. 특히, 국방의 경우 문제가 심각하다.

국정 공백 ‘기간 최소화’가 본질적 해결책이다. 그 기간 단축은 대선 시기 등 중요한 정치 일정과 연관돼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야 협력은 더 중요하다.

협력을 위해서는 토론과 협상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여야의 가시 돋친 설전이 이뤄질 것이다. 국민은 이 설전에서 ‘공익’과 ‘당리당략’을 구분해야 한다. 정당은 공익을 목표로 이념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정권을 획득하여 정치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직한 집단이다. 정당은 추구하는 이념을 구현하기 위한 정책으로써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 민주적으로 경쟁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정당은 공익이라는 미명 아래 극단적 가치를 따르는 국민을 당리당략에 이용한다.

국민은 정치인을 언행으로 평가해야 한다. 정치인의 언행을 투표에 반영하지 않는 만성적 ‘정치건망증’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하지만 국민을 현혹하는 현란한 정치적 수사(修辭)는 국민의 평가를 어렵게 한다. 당리당략을 추구한다고 정직하게 말하는 정치인은 없다. 정치인은 정직성이 중요하다.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물러난 이유도 ‘거짓말’이었다. 순간적 위기만 모면하고 정치적 목적만 이룬다고 되는 게 아니다. 법적 문제만 없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정직성과 국민의 평가다. 이것이 정치인의 높은 도덕성과 국민의 관심이 요구되는 이유다.

국정 공백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피해가 확대될 수도, 그 반대일 수도 있다. 해결책에 대한 논의도 진영 논리와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협력하지 않는 정당은 국정 공백 피해 최소화를 진정으로 원하는 공당(公黨)이 아니라는 것이다. 논의·협상 과정에서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임기응변으로 거짓말을 하는 정당도 마찬가지다.

공익을 추구하는 정치인은 정치적 가치와 무관한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는다. 합리적·논리적 기준으로 공익 추구 대안을 찾는 정치인에게 정치적 가치관 차이는 부차적인 문제다. 국정 공백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쟁한다는 점에서 모든 정치인은 절대 ‘적(敵)’이 아니다. 정치건망증과 ‘정치 무감각’을 극복해야 당리당략과 진영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공익을 위해 일하는 합리적인 정치인과 정당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야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않고 국정 공백도 극복할 수 있다.

임기와 국정 운영을 여당에 일임한다던 약속을 번복하는 대통령의 정직성 문제를 부각하긴커녕 일부 정치인은 당연한 전략적 선택으로 합리화한다. 국민은 어떻게 평가하고 기억하고 심판할까.

이명석 성균관대 행정학과 및 국정전문대학원 교수
이명석 성균관대 행정학과 및 국정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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