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모여든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모여든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헌재심판 쟁점 및 전망

국회 “포고령 위헌”… 선관위 점거 등 소추안 추가
尹측 “국회 활동 막을 의사 없었다” 적법 강조할듯

헌법학자 “비상계엄 합법판단 가능성 낮아” 중론


국회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로 비상계엄 선포가 국민주권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 등 헌법과 법률을 위배했다는 점을 제시했다. 비상계엄 선포 요건이 미비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포고령을 통해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군을 정치적 목적으로 부당하게 동원해 유일하게 비상계엄을 통제할 수 있는 헌법기관인 국회의 작동 불능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2차 탄핵소추안은 1차 탄핵소추안보다 분량이 16쪽 늘었다. 법적 논리성을 강화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의원 체포 지시 등이 추가됐다.

국회에서 이날 통과된 탄핵소추안에는 비상계엄요건 미비, 위헌적 포고령, 형법상 내란죄 등 크게 3가지 탄핵 사유를 제시했다. 먼저 국회는 윤 대통령이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봤다. 헌법 77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시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국회는 대규모 폭동 혹은 내란·내전 징후가 있어야 국가비상사태이고, 현 상황은 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봤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 명의로 발표된 ‘포고령 1호’의 위헌성도 중요한 탄핵 사유다. 포고령 1호 1조에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고 명시됐다. 국회는 헌법·계엄법 어디에도 비상계엄을 발동한 대통령에게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위헌이라고 강조했다. 포고령 1호로 인해 국회가 보유한 계엄령 해제요구안 심의·표결권도 침해됐다고 봤다.



국회는 윤 대통령이 내란죄를 범했다고 판단했다. 형법 87조는 내란죄를 대한민국 영토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경우로 규정했다. 같은 법률 91조는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고 헌법·법률, 국가기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을 국헌 문란으로 정의했다. 국회는 총기로 무장한 군 병력이 유리창을 깨고 국회에 출동,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고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을 체포·구금하려고 했던 게 명백한 국헌 문란이라고 봤다.

2차 탄핵안에는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점령해 당직자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친야 성향 언론인인 김어준 씨가 설립한 ‘여론조사 꽃’에 대한 봉쇄를 시도한 내용이 추가됐다.

윤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소 심리 과정에서 위헌·불법성이 없다며 방어 논리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담화에서 민주당의 무분별한 정부 관료 탄핵, 일방적인 정부 예산안 삭감 등을 들며 국가비상사태와 다름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국회 활동을 막을 의사가 없었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계엄철회 요구안을 의결한 후 계엄을 해제한 것도 근거로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재판부는 심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는 헌재법 51조를 근거로 재판 지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상당수 헌법학자가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불법성을 지적하고 있어 헌재가 비상계엄을 합법으로 판단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만 대통령의 행위가 헌법을 위반하고 법률을 위배했더라도 곧바로 탄핵이 인용되는 것은 아니다. 파면에 이를 만큼 중대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헌재는 기각 결정을 내린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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