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민들 반응 희비 교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몰린 20만여 명의 시민들은 “우리가 승리했다”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반면 ‘탄핵 반대’를 외치며 광화문에 모인 보수단체 회원들은 “탄핵 무효”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차가운 날씨 속에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은 오후 5시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민주주의가 승리했다” “이게 나라다” “윤건희(윤석열·김건희)를 끌어내라”는 목소리가 터졌다.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으로 구성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등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범국민 촛불대행진’ 등을 열고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특히 SNS 등을 통해 ‘지난주와 같이 부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시민들의 운집 속도가 빨라졌다. 직장인 장모(27) 씨는 “아침부터 국회의사당 앞을 지키고 있고 끼니는 삼각김밥으로 때웠다”며 “비상계엄으로 국회를 장악하려는 등 삼권 분립이 지켜지지 않고 국가 운영도 제대로 안 되고 있으니 당연히 나와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김영주(26) 씨는 “집회에 나오기 위해 고양시에서 아침부터 달려왔다”며 “지지하는 정당은 없지만 지금 대통령이 하는 일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했다. 대학생 최규민(25) 씨는 “경기가 어려워 선배들도 취업을 못 하고 있는데, 이런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내년에는 얼마나 더 취업이 어려울지 상상조차 안 간다”고 말했다.
집회 인파가 몰려들자 국회 앞 도로는 통제됐다.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여의도역과 5호선 여의도역에서는 1주일 전과 마찬가지로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킥보드·자전거 등을 타고 이동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주최 측은 200만 명이 몰렸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관계자는 “비공식 추산으로는 20만 명”이라고 말했다.
탄핵안이 가결되자 광화문의 보수단체 집회 분위기는 ‘절망’으로 바뀌었다. 이들은 탄핵 무효와 이재명 구속 등을 외치며 국회의 탄핵안 가결을 규탄했다. 이날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자유 대한민국 수호 국민혁명대회’에 참여한 4만여 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이 광화문광장과 시청역 앞을 가득 메웠다. 김해순(76) 씨는 “보수 세력을 지키기 위해 탄핵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3개월 전 위암 수술을 받은 노인이지만 경남 김해에서 올라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대한호국단 등의 보수단체도 여의도 탄핵 촉구 집회의 ‘맞불집회’ 형태로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 모였지만, 당초 신고한 집회 인원에 미달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김린아·조언·정지연·이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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