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 원 투입해 낡은 핵 대피소 현대화 우크라 전쟁 후 대피소 문의 많아, 대책 착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핵 공격을 피할 수 있는 대피소에 대한 문의가 빗발쳐 스위스 정부가 냉전시대 만들어졌던 핵공격 대피소를 현대화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2억2000만 스위스 프랑(약 3539억 원)을 들여 오래된 대피소 개선 작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스위스 정부는 지난 10월부터 이런 작업을 검토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스 서부 보 주(州)의 시민보호사령관인 루이-앙리 델라라게아즈 "스위스 연방이 일부 규칙을 개정해 몇 년 안에 낡은 대피소를 고칠 것"이라며 "우리가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우리는 대피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유지하고 기능이 살아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피소가 어디인지, 내 자리는 어디인지, 대피소가 준비돼 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의 문의가 쇄도했다고 전했다. 특히, 대피소를 부실하게 관리한 건물주에게는 1년의 보수 시간을 부고, 보수가 어려우면 공공대피소 개인 자리 확보를 위해 거주자 1인당 800스위스 프랑(약 129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로이터는 1963년에 개정된 법률 덕에 스위스는 대피소 확보에 있어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에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스위스는 외국인과 난민을 포함해 국가 내 거주 인구 900만 명이 폭탄과 핵 방사능을 피할 수 있는 대피소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독일 국방부도 유사시 민간인이 몸을 숨길 수 있는 대피소를 확충하고, 휴대전화 앱을 통해 가장 가까운 대피소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유럽 국가들이 대피소 보강에 나서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또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침고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독일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2030년 이전에 나토를 겨냥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지원이 확대될 때마다 핵 위협을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에는 핵 교리 개정을 승인해 핵무기 사용 조건을 대폭 완화한 바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에는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하기도 했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1000∼5500㎞에 달해 유럽 주요국을 직접 노릴 수 있는 사정거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