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자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모든 화살이 한동훈 대표를 향했다. 친윤계는 가결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 대표는 당장 당을 나가라” “저거 미쳤네” “당신이 당에 올 때부터 분열이 시작됐다”고 윽박질렀다고 한다. 한 대표가 있는 연단으로 나가 삿대질을 하는 의원도 있었다. “한 명씩 나와 윤 대통령 탄핵 찬반을 밝혀라”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손을 들어라” 등 ‘인민재판’도 벌어졌다. 생중계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일 정도였다.
당 중진들도 다르지 않았다. 나경원 의원은 가결 직후 페이스북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등장은 불행의 시작이었다”고 올렸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최고위원 5명이 사퇴했고 당헌·당규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며 한 대표 퇴진을 압박했다.
하지만 당 주류인 친윤계는 어떤 역할을 했나 묻지 않을 수 없다. 윤 대통령이 ‘질서 있는 퇴진’마저 거부한 상황에서 그들 역시 대안을 내놓지 못한 것은 매한가지였다. 오로지 ‘탄핵 반대’만을 외쳤다. 윤 대통령의 행위가 정당했는지 법적 판단을 받자고 하면서, 헌법재판소로 가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모순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7명이 탄핵에 찬성하고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이라고 판단한다면, 친윤계 역시 정치적 해답부터 내놓는 게 맞다. 염치·양심·책임감이라는 단어를 친윤계에서 찾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친윤계는 탄핵에 반대하는 일부 강성 당원과 극우 보수층, 부정선거론자, 대구·경북 지역에 기댄 정치만 추구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15~20% 지지율에 만족하며 개인적 이익만 챙기는 정당이 친윤계의 정치적 목표인가.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윤 대통령은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고 말했지만, 친윤계는 이번에는 국민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그동안 여의도에는 ‘더불어민주당엔 민주가 없고, 국민의힘에는 힘이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돌았다. 이제 ‘국민의힘은 힘도 없고, 국민도 없다’는 비판을 들어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