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오는 26일 전 세계에 공개된다. 이번 시즌은 전편보다 복잡해진 게임의 규칙과 갈등 관계, 이정재·이병헌을 비롯한 화려한 출연진, 공개 전 미국 골든글로브 후보작 지명 등으로 벌써 화제를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오는 26일 전 세계에 공개된다. 이번 시즌은 전편보다 복잡해진 게임의 규칙과 갈등 관계, 이정재·이병헌을 비롯한 화려한 출연진, 공개 전 미국 골든글로브 후보작 지명 등으로 벌써 화제를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 10문10답 - 26일 공개 ‘오징어게임2’

등장인물 구성 다양해지고
달리기 등 게임 종목 추가

‘프론트맨’ 황인호의 사연 등
시즌 1의 숨은 전말 풀어내
인간의 모순적인 욕망 조명

공개전인데 ‘골든글로브’ 후보
3번째 시리즈까지 촬영 끝나
스핀오프 등 서사확장될 수도


쌍문동 출신 기훈(이정재 분), 프론트맨(이병헌 분), 딱지남(공유 분)이 돌아온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의 새로운 이정표이자 K-콘텐츠의 위상을 바꾼 ‘오징어 게임’의 두 번째 시즌이 오는 26일 공개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 가장 성공한 K-콘텐츠이자 넷플릭스의 간판인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의미를 짚고, 궁금증을 풀어본다.

1. 세계가 기다린 ‘오징어 게임’, 시즌1의 성과

‘오징어 게임1’은 한국과 아시아 시장을 넘어 전 세계에서 K-콘텐츠가 새롭게 주목받는 계기가 됐고, 이를 편성한 플랫폼 넷플릭스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 콘텐츠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도약했다. 2022년 미국 최대 방송시상식인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황동혁(감독상), 이정재(남우주연상)의 수상을 비롯해 비(非)영어권 최초로 6관왕에 올랐다. 공개 당시 ‘오징어 게임1’은 3개월 만에 시청수 2억6520만 회(시청시간을 작품의 총 시간으로 나눈 값), 16억5025만 시청 시간, 1억4200만 시청 가구를 기록하며 모든 부문에서 넷플릭스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는 K-콘텐츠의 위상을 높이고, 외국의 한국 투자를 늘리는 계기가 됐다. 2023년 방한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는 “향후 4년간 한국 콘텐츠에 25억 달러(약 3조5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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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코인 투자자·트랜스젠더·탈북자 등… 새로운 게임 참가자

시즌2는 그 위상에 걸맞은 화려한 출연진으로 눈길을 끈다. 기존 출연자인 이정재, 이병헌, 위하준 외에 강하늘, 이진욱, 임시완, 양동근, 박성훈 등 웬만한 드라마 주연급 배우들이 대거 투입됐다.

이번에는 가상화폐(코인) 투자 실패자(임시완), 수술 비용이 필요한 트랜스젠더(박성훈), 도박 중독자(양동근)와 그의 엄마(강애심), 타락한 래퍼(탑), 딸의 치료비가 필요한 아빠(이진욱), 무당(채국희) 등 캐릭터 구성이 다채로워졌다.

황동혁 감독은 “한국에서 가장 소외받는 자들의 문제를 시즌2에서도 다루고 싶었다”고 밝혔다.

3. ‘오겜’ 우승자 황인호는 왜 프론트맨이 되었나

시즌1에서 이 게임을 총괄하는 프론트맨(황인호)을 연기한 이병헌의 역할은 특별출연에 가까웠다. 극 막판에 가면을 벗으며 황인호의 정체가 드러나 충격을 줬다. 그는 기훈보다 먼저 이 게임에 참가해 우승을 거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왜 이 게임을 진두지휘하게 되는 앞잡이 노릇을 하게 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병헌은 “프론트맨이 전작에서 게임을 총괄하고 진행하는 기능적인 역할을 했다면, 시즌2에선 전사가 어느 정도 설명되고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드러난다”고 말했다.

기훈과 프론트맨의 대결은 시즌2의 가장 큰 이야기 축이다. 우승 상금 456억 원을 거머쥔 기훈은 한국을 떠나기 위해 비행기를 타려다가 돌아서고, 프론트맨은 “그 비행기를 탔어야 했다”고 경고한다. 이병헌은 “프론트맨은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기훈과는 아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기훈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해 행동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4. 시즌1과 2 게임의 규칙, 어떻게 다른가

시즌2에서도 참가자들은 시즌1과 마찬가지로 목숨을 걸고 게임을 치른다. 최종 승리자는 456억 원을 거머쥐지만, 패배하면 죽는다. 이 큰 틀은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선택권’이 강화된다. 시즌2에서는 ‘투표’가 주요 모티브다. 시즌1에서도 ‘OX’ 투표를 통해 목숨을 건 생존 게임을 포기할 수 있었다. 단 돈은 두고 나가야 했다. 시즌2에서는 적립된 돈을 들고 게임을 중단할 수 있는 룰을 도입한다. ‘적당한 욕망’은 인정하는 셈이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에는 끝이 없다. 예고편에서 참가자들이 “한 판 더!”를 외치는 이유다. 가장 민주적인 방식이라는 투표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데, 결론이 항상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이는 현 대한민국의 풍경과 겹친다.

황 감독은 “시즌2에서는 ‘찬반 투표’가 매 게임 진행되며 중요하게 다뤄진다”면서 “요즘 투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런 사회 상황과 연결해서 생각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관전 포인트를 제시했다.

5. 시즌2에는 어떤 게임이 펼쳐지나

이 시리즈의 또 다른 주인공은 ‘게임’이다. 시즌1에서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줄다리기 등 다양한 한국 전통놀이가 소개됐다. 당연히 시선은 ‘시즌2에는 어떤 게임이 진행되나?’로 쏠린다.

앞서 진행된 여러 글로벌 프로모션을 통해 시즌2에 등장하는 게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거리에서 ‘오징어 게임 4.56K 달리기 대회’를 개최했다. 이보다 앞선 1일에는 프랑스 파리를 상징하는 샹젤리제 거리에 거대한 영희 인형이 등장하고 현지 팬 456명이 참여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재현했다. 이 현장에서 땅따먹기, 줄넘기, 고무줄놀이 등도 진행됐다.

시즌2는 이미 공개된 예고편을 통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첫 번째 종목으로 다시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아울러 학교 운동장이 등장해, ‘운동회’를 콘셉트로 달리기가 주요 종목 중 하나로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6. 역대 가장 성공한 K-콘텐츠, 제작비는 얼마인가

‘오징어 게임’의 정확한 제작비는 공개되지 않았다. 넷플릭스가 철저하게 대외비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지난 2021년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가 2140만 달러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환율 기준으로 한화 약 253억 원이다. 회당 제작비는 28억 원 정도였던 셈이다.

후속 시즌의 제작비는 약 1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제작비가 급격히 치솟은 이유는 시즌2와 시즌3가 동시에 제작됐기 때문이다. 시즌2는 7부작이며 시즌3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똑같이 7부작이라 가정하면, 회당 제작비는 71억 원 수준이다. 시즌1과 비교해 2.5배 정도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주인공 기훈 역을 맡은 이정재의 출연료는 회당 15억 원 정도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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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계급 갈등 다룬 시즌1, 2의 주제는 무엇인가

시즌1은 상금 456억 원을 둘러싼 치열한 다툼을 그렸다. 하지만 이는 토머스 홉스가 ‘리바이어던’에서 제시했던, 법이 없는 상태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과 달랐다. 이 죽음의 게임을 만들고 보며 즐기는 ‘가진 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돈을 둘러싼 부자와 빈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은 게임이었던 셈이다. 시즌1에서 우승하며 456억 원을 쥔 기훈은 이 불공평한 구도를 타파하고 탐욕에 눈먼 인간들을 게임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돌아온다. 아울러 전쟁·가상화폐·투표 등 인정과 성별을 넘나드는 다양한 화두를 다시 던진다.

8. 공개 전 美 골든글로브 노미네이트, 외신 반응은

시즌2는 내년 1월 열리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최우수 TV 드라마상 후보로 지명됐다. 아직 공식 방송 전인 콘텐츠가 이 시상식 후보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넷플릭스는 출품 요건을 맞추기 위해 11월 4일 전 완성본을 심사위원단에 먼저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본 심사위원들은 시즌2를 최우수 TV 드라마상 후보에 올렸다. 이 작품의 완성도를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방송사들은 통상 연말에는 신작을 내놓지 않는다. 넷플릭스가 그런 관행을 깨고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시즌2를 공개하는 것은 연말연시를 공략하는 동시에 미국 유력 시상식의 출발선인 골든글로브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즌1도 다양한 부문 후보에 올랐고 배우 오영수가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시즌2 공개 일정이 발표된 후 미국 CNN은 “넷플릭스의 매력적인 한국 드라마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올해 늦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고, 영국 데일리메일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글로벌 센세이션의 새 시즌이 드디어 올해 말 돌아오기로 확정돼 팬들이 기뻐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9. 왜 시즌2, 3로 나누어 제작했나

‘오징어 게임’은 시즌2와 시즌3가 동시 제작됐다. 모든 촬영은 이미 마쳤다. 7부작인 시즌2는 26일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되고, 시즌3는 특수효과(VFX)와 CG 등 후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시즌3의 공개 시기와 편수는 결정되지 않았다. 시즌1이 9부작, 시즌2가 7부작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시즌3 역시 7∼9부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개 시기는 시즌2에 대한 글로벌 반응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1이 공개됐던 추석 연휴나, 시즌2처럼 연말연시를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황 감독은 시즌을 나눈 이유에 대해 “사실 시즌2, 3는 한 호흡으로 쓴 이야기다. 공개 방식을 두고 넷플릭스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야기 중간에 큰 변곡점이 있어서 시즌제로 보여주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10. 시즌3로 마무리되나?

넷플릭스는 인기 시리즈를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해가며 생명력을 부여한다. ‘하우스 오브 카드’(6시즌), ‘기묘한 이야기’(5시즌), ‘브레이킹 배드’(5시즌) 등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오징어 게임’ 역시 장기 시리즈로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황 감독은 “당장 이걸 또 할 순 없다. 너무 힘들다”면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이야기는 시즌3로 피날레를 맞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의 이야기를 확장할 방법은 다양하다. 황 감독은 “다만 사이드 스토리나 스핀오프 같은 파생되는 이야기를 생각해 본 적은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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