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 1기 시절인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하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 1기 시절인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하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AP 뉴시스


■ 북·중·일·러와 톱다운 외교 거론

‘우크라전 종전’ 언급하면서
“푸틴·젤렌스키와 대화할 것”
김정은과 ‘브로맨스’ 강조도
한국, 정책조율 소외 현실화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외교 안보 정책의 격변 기류 속에 한국 패싱이 가시화하고 있다. 북한군이 참전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문제와 맞물려 북한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한·미·일 3국 공조는 흔들리고 대북·대중 정책 조율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이 반영될 경로도 마땅치 않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5일 주중대사를 지명한 데 이어 16일(현지시간) ‘중국 견제 충성파’ 인사를 주일대사에 지명했다. 아직 한국 주재 대사는 발표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러시아까지 200마일(약 320㎞) 떨어진 곳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나쁜 일이고, 북한의 군인을 불러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선후 관계가 뒤바뀐 발언이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이뤄진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특유의 선후·인과 관계 뒤바꾸기 화법을 구사한 트럼프 당선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내가 잘 지내는 또 다른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겠다고 밝힌 뒤 나온 발언으로, 전쟁 종전을 위해 또 다른 참전국인 북한의 김 위원장과 만남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언급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례적으로 취임식 초청장을 보낸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또 취임 전 외국 정상과 만남을 갖지 않겠다고 밝힌 입장에서 선회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그들(일본)이 원한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한·미·일 삼각 협력을 바탕으로 한 대북·대중 정책 조율 과정에서 자연스레 한국의 입장이 반영될 통로가 막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의 리더십 부재는 이 같은 한국 패싱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조지 글래스 전 포르투갈 대사를 일본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했다. 글래스 전 대사는 2017년부터 4년 가까이 포르투갈 대사로 지내며 꾸준히 중국의 포르투갈 진출을 견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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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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