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경 수사서 드러난 내란모의
문상호·노상원 경찰 조사서
“김용현, 정보사 수사팀 지시”
“특수요원, 선관위 진입 준비”
정보사·방첩사, 계엄발령 후
‘부정선거’ 수사 모의 드러나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의 계엄군 수사가 진전되면서 ‘사전 모의’ 퍼즐도 하나씩 맞춰지고 있다. 비상계엄이 윤석열 대통령의 즉흥적 판단으로 준비 없이 추진된 것이 아니라 상당 기간 미리 계획됐다는 정황이 하나둘씩 확인되면서다.
17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윤 대통령의 계엄이 알려진 것보다 더 전부터 계획돼 있었다는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 전 사령관은 전날 있었던 피의자 조사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오래전부터 계엄을 시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그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준비와 관련해 직접적인 지시를 받았냐는 질문엔 “없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여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사태 당시 방첩사 요원들을 출동시킨 뒤 여야 대표 등 주요 인사 체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 서버 확보를 지시하는 등 내란에 관한 ‘중요 임무’를 수행한 혐의를 받는다. 여 전 사령관은 참모에게 올해 총선 이후 불거진 ‘부정선거 의혹’을 포함해 선관위에 대한 자료 정리를 요구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국방부 직할 부대인 국군정보사령부 예하에 별도의 수사팀을 구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지난 15일 긴급체포한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김 전 장관이 방첩사 합동수사본부와는 별도로 정보사에 수사팀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대국민 담화에서 ‘반국가세력’을 거론한 만큼, 부정선거 관여자를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체포하고 심문하는 과정에 정보사를 활용하려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에 선관위 서버 및 부정선거 증거 확보는 물론 정보사 산하의 북파공작원(HID) 등 요원 동원을 지시했다는 진술도 나오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이날 노 전 사령관에 대해 “내란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김 전 장관 및 정보사 측 관계자들과 계엄 관련 사전 논의를 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긴급체포가 검찰에서 불승인된 문 사령관에 대해선 이날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사건을 인계했다.
그 밖에도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전 계엄사령관)이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면서 검찰은 비상계엄 주요 가담자 ‘5인방’의 신병을 모두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박 전 총장이 ‘심사를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법원은 수사기록을 토대로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여 전 사령관에 이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을 구속한 상태다.
조재연·전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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