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초록우산 회장賞 - 창녕 남지여중 김수민 학생
저를 보살펴주신 감사한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선생님, 김수민이에요. 새 학기가 시작되었던 3월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저는 기쁘고 슬프기도 했던 여러 가지 일들이 참 많았다고 생각해요. 운동회를 하기 전 학기 초에 있었던 일을 혹시 기억하고 계시는가요? 저는 몇 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 제가 느꼈던 생각과 감정이 아주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평소처럼 반 애들에게서 그런 (나쁜) 소리를 듣고 나서 아무렇지 않게 집에 가는 길이었어요. 제가 그때 우연히 저희 부모님을 보았는데 그냥 인사하고 지나쳤을 그 순간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생님과 단둘이 그때의 이야기를 하는데 선생님을 뵈러 가는 복도에서부터 머리가 터질 것 같았어요. 이야기를 하다 선생님께서 괴롭힌 친구들 이야기를 하시는데 처음에는 아무렇지도 않다가 갑자기 서러워지더라고요. 도대체 저한테 왜 이러나 싶어서요.
저는 중학교에 올라와 처음으로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도 어울리면서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 옛날의 기억은 다 잊어버리고 지금 애들이 말로 뭐라 이야기하는 것, 그 정도는 참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과거의 저한테서 벗어난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아주 조금씩 제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하니 잊어버린 줄 알았던 저의 모습이 생각나더라고요. 한참을 울고 난 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두 가지 마음이 들었어요. 첫 번째는 선생님께서 ‘저를 자기 앞가림도 못 하는 사람이라 생각하실까’라는 걱정, 두 번째는 제가 오랫동안 숨겨두었던 저의 아픈 이야기를 선생님과 이야기 하니 갑갑하고 무거웠던 제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혼자 조용히 복도에 있는데 문득 과거의 저에게서 조금은 벗어나 아픔들이 조금씩 무뎌지는 느낌이 들었고 이내 후련한 마음에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그리고 반으로 돌아갔을 때 친구들에게서 왜 울었느냐는 걱정 어린 말을 들으면서 ‘나도 이제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생님, 학교폭력처럼 어려운 이야기를 들으시면서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곤란하시기도 하셨을 텐데 아픈 이야기에 공감해주시면서 저의 마음이 지금은 괜찮냐고 물어봐 주셔서 정말 기뻤어요. 제가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그럼 남은 시간도 잘 부탁드릴게요!
선생님의 제자, 수민 올림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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