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이날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최근 카드사용액이 소폭 하락했고 소비심리가 급격히 떨어졌다"며 "내년 성장률은 1.9%에서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4분기 성장률을 당초 전망치(0.5%)에 못 미치는 0.4%로 제시하면서 연간 성장률도 2.2%에서 2.1%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떨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재정을 양적으로 팽창할 요인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긴축적 예산안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예산안은 성장률을 -0.06%포인트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적절한 추경 시기를 묻자 "빠를수록 좋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늦게 할 수록 내년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지고, 많은 기관들이 내년 성장률을 전망할 때도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낮은 성장률 전망은 경제심리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 하방 압력이 있는 상태라 추경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장기 재정건전성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타겟팅해서 소폭의 재정정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해외 투자자에게 탄핵 절차와 경제 정책이 독립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여야 합의에 의해서 추경이나 주요 법안이 빨리 통과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탄핵안 가결 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인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지금은 전반적으로 달러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경제정책이 정치와 분리돼 정상적으로 집행될지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의 외환보유액 4000억 달러 붕괴 우려를 두고는 "계엄 사태 이후 변동성이 올라가서 스무딩 오퍼레이션(시장 개입)을 했지만 6시간 만에 해지돼 금융시장이 빠른 시간 내에 안정을 찾았다"며 "엄청난 양이 줄어든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가와 경기, 환율, 가계부채,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속도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서 시기와 폭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급격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1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나설 가능성에는 "지금까지 데이터로 봐서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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