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소 재판관(마은혁·정계선·조한창) 선출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박지원(오른쪽) 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 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인사청문 실시계획서를 채택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소 재판관(마은혁·정계선·조한창) 선출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박지원(오른쪽) 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 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인사청문 실시계획서를 채택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이재명 재판 지연’비판 확산

尹 파면절차 신속진행 요구 속
李재판엔 ‘이사불명·폐문부재’

국힘 “시정잡배나 할만한 전략
탄핵여론에 기대 법치주의 무시”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이재명 대표 재판에 대해서는 지연전술을 총동원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가 높은 ‘대통령 탄핵 찬성’ 여론에 기대어 법치주의를 무시한 채 ‘이사 불명’이나 ‘폐문 부재’ 등 각종 꼼수를 동원한 재판 지연을 획책한다는 지적이 18일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판부가 ‘공시송달’ 등 방식으로 이 대표의 ‘시간 끌기’ 전략에 적극 대응하고 나선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서울고법에서 이뤄질 공직선거법 혐의 항소심, 수원지법에서 진행 중인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1심 재판 등을 의도적으로 미루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처리하고 헌법재판소가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가 조기 대선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최종 선고를 대선일 뒤로 미루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당에선 야당이 윤 대통령 파면 절차는 서둘러서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이 대표 재판 지연엔 온갖 꼼수를 동원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치주의 기본은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재판을 받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탄핵 재판은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본인 재판은 꼼수를 써 미루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꼬집었다.

박수영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본인이 주장하는 대로 죄가 없다면 대선 전에 신속히 재판받아 무죄임을 증명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일 것”이라며 “이 대표의 침대 축구가 징글징글하다”고 썼다. 김미애 의원은 “헌법 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했다”며 “당 대표든 대통령이든 똑같은 잣대로(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본인 항소심 기록 송달은 ‘폐문 부재’로 안 받고 있다”며 “시정잡배나 할 만한 회피전략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대표직에서 사퇴하면서 “계엄이 잘못이라고 해서 이 대표 범죄 혐의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대표 재판 타이머는 멈추지 않고 가고 있다”고 밝혔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을 지낸 황정근 변호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은 1심 선고일부터 3개월로, 이 대표 항소심 재판 만기는 내년 2월 15일”이라면서 “법원은 법률이 정한 재판 기간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


■ 與, 연이틀 탄핵심판 지연전략

권성동 “대통령 궐위 상태 아냐
韓권한대행이 재판관 임명못해”

민주, 헌법재판관 인청특위 열고
인사청문 계획서 채택으로 대응


국민의힘이 연이틀 ‘탄핵 심판 지연 전략’을 펴자 더불어민주당이 18일 오전 야당 단독으로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맞대응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전날(17일) “윤석열 대통령이 궐위(闕位)가 아닌 직무 정지 상태이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 전까지는 한덕수 권한대행이 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 민주당은 “억지를 부린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야당 단독으로 인사청문특위를 가동해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30일 본회의에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2017년 박근혜 탄핵소추위원이었던 권 원내대표는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헌법재판관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건 형식적인 임명권이다’라고 말했다”며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은 가능한데 국회가 추천하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안 된다는 말은 명백한 모순”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관 전원이 찬성해야만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인용되는 현재의 ‘6인 체제 구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 논란을 만들어 탄핵 심판 심리를 지연하려는 여당의 의도를 비판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선고 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리가 끝나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 11월 15일 1심 선고에서 이 대표는 피선거권이 10년간 제한돼 대선에 나갈 수 없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심 선고가 1심 뒤 3개월 안에 열려야 한다는 ‘6·3·3 원칙’이 지켜지면 오는 2월 이 대표에 대한 2심 선고가 나온다. 더구나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내년 4월 18일 임기가 끝난다. 이들의 임기 만료 전까지 3명의 후임자가 채워지지 않으면 헌법재판관은 4명으로 줄어 심리가 불가능해진다.

발길을 재촉하고 있는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인사청문특위 불참 의사를 밝히자 이날 오전 야당 단독으로 첫 인사청문특위를 열어 마은혁·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실시계획서를 채택했다. 마은혁·정계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23일, 조한창 후보자는 24일 개최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위원장도 당초 내정된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에서 박지원 의원으로 교체했다. 대신 국회의장의 허가를 얻어 이용우 민주당 의원이 사임했다. 국회법 제48조에 따르면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의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가 아니면 임시회 회기 중 위원 개선이 불가능하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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