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회의 방식 아니면 희박”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국무총리실이 내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전후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방미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상 간 직접 만남을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스타일상 한국의 리더십이 정상화된 이후에야 본격적인 양자 회담을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권력 교체기 한국 리더십의 붕괴로 인한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온다.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17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대담에서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당선인과 나란히 다자회의에 참석한다면 서로 만날 수 있을 것이나 트럼프가 한국에 가거나 반대의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다자회의 계기가 아니면 트럼프 측이 회담을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다. 클링너 연구원은 실존적 위협인 중국을 겨냥해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더 많은 것을 원할 것인데, 한국이나 일본이 그것을 해주지 않으면 관계는 긴장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미국과 관련, 한국의 진보 진영은 동맹에 좀 더 냉담하고,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해 종종 북한보다는 미국을 비판하곤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듣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권이 교체될 경우 “그들(더불어민주당)은 북한과 중국에 대해 훨씬 더 유화적일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도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하면 관세와 우크라이나 외교, 어쩌면 북한과 중국 문제에서도 매우 빠르게 움직일 텐데 한국은 현재의 위기 때문에 온전히 선출된 행정부가 없다는 사실이 매우 불리할 것”이라며 “세계 지도자 대부분은 트럼프와 개인적 관계를 조기에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지만 다음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매우 낮은 한 권한대행이 그런 조기 만남을 요청해 성사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 대통령이 있을 때도 트럼프가 동맹을 건너뛸 것이라는 우려가 늘 있었는데, 한국에 대통령이 없으면 그 우려가 더 커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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