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경일기자의 여행 - 포르투갈 제2도시… 포르투 기행(下)
도루강 다리 건너편 빌라 노바
‘포트와인의 성지’였지만 쇠락
박물관 7곳에 레스토랑 12곳
복합문화공간‘와우’로 재탄생
전시회·이벤트 등 다양한 체험
쓸모 잃은 도시에 새로운 활력
백년전쟁 뒤 영국에 와인 수출
발효 막으려 독한 브랜디 섞어
‘와이너리 투어’서 시음은 필수
한국어 가이드북 지원돼 인기
이트맨 호텔 테라스 전망 압권
와인 디캔터 빼닮은 수영장도
빌라 노바 드 가이아·피냥(포르투갈) = 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최근 몇 년 사이에 포르투갈을 찾는 전 세계 여행자들이 급증했다. 포르투갈을 다시 본 건, 한국 여행자뿐만 아니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포르투갈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650만 명. 역대 최고 기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7.7%가 늘었다. 쓰고 가는 돈은 더 늘었다. 숙박객이 37% 늘었고, 매출은 18.5% 증가했다. 올 한 해 포르투갈이 관광으로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수입은 270억 유로(약 40조7400억 원). 국토면적이 우리보다 작고 인구는 5분의 1에 불과한 작은 나라지만 관광객 숫자도, 관광 수입도 우리의 2배쯤 된다.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포르투갈에서는 기존의 문화를 덧입히는 ‘공간의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곳이 포르투갈 제2도시 포르투의 강 건너편에 있는 ‘와우(WOW)’다. 와우는 쓸모 잃은 낡고 오래된 와인 저장창고를 도시재생으로 다듬어낸 공간이다. 와인과 미식, 박물관과 쇼핑 등이 한데 어우러진 매력적인 명소. 포르투의 두 번째 얘기는 와우로부터 시작한다.

# ‘와우’는 어떤 곳인가
모든 건 와인으로부터 시작됐다. ‘와우’는 본래 ‘월드 오브 와인(World Of Wine)’의 앞글자를 딴 줄임말로 작명됐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설명이 통하지 않는다. 개념 확장으로 공간이 ‘와인의 경계’를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와우는 7개 박물관과 12개 레스토랑, 그리고 와인 저장고와 와인 스쿨, 갤러리, 기념품 상점 등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작명 과정의 스토리를 뛰어넘은 와우는, 이제 그냥 감탄사 ‘와우’다.
와우는 포르투를 끼고 흐르는 도루강의 남쪽, 그러니까 ‘강남(江南)’에 있다. 강의 북쪽인 포르투 올드타운에서 도시의 랜드마크인 ‘동 루이스 1세 다리’를 건너면 강의 남쪽, ‘빌라 노바 드 가이아’다. 길고 어려운 지명은 ‘빌라 노바’라는 소도시와 그보다 더 작은 소도시 ‘가이아’가 1984년에 합쳐지면서 만들어진 지명이다.
강남과 강북으로 비유하니 멀리 떨어져 있을 것 같지만, 도루강을 건너는 2층 구조의 동 루이스 1세 하부 다리의 길이는 고작 172m. 걸어서 강을 건너는 것만으로 강북(포르투 올드타운)과 강남(빌라 노바 드 가이아) 사이를 가볍게 넘어다닐 수 있다. 여행자들에게 두 개의 행정구역 경계가 물리적으로 잘 체감되지 않는 이유다.
포르투 올드타운과 빌라 노바 드 가이아는 도루강을 가운데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포르투가 중세 도시 느낌이라면, 빌라 노바 드 가이아는 중세와 현대가 비벼진 주택가 분위기다.

# 오래된 도시, 그리고 와인 저장고
강을 마주 보고 있는 두 지역은 역할이 달랐다. 포르투가 오랫동안 도시의 중심이었다면, 강 건너 빌라 노바 드 가이아는 포트와인 수출로 번성했다. 이곳에는 오래된 포트와인 저장고가 있다. 도루강변 협곡 포도밭에서 빚은 포트와인을 가져다가 여기서 숙성하고 저장했다.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포트와인 얘기는 뒤에서 다시.
빌라 노바 드 가이아의 와인 저장창고는 2008년부터 쓸모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생산업체들이 포트와인 생산과 병입 과정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낡고 오래된 거대한 빈 와인 저장창고는 어떻게 해야 할까. 와우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와우는 강변의 포트와인 저장고를 도시재생 개념을 도입해 새롭게 꾸민 공간이다. 쓸모를 잃은 저장창고가 근사한 레스토랑으로, 분위기 있는 바로, 화려한 쇼핑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것도 뒤에 다시 얘기하겠지만, 한데 모아놓은 박물관을 포함한 전시공간은 도시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실험적 장소다.
낡고 오래된 역사의 가치 위에다 와우가 이식하려는 건 ‘문화’다. 그냥 문화가 아니라 ‘경험을 수반한’ 문화다. 박물관과 전시회, 이벤트, 축제, 시장, 미식의 공통점은 모두 ‘경험’이다. ‘구경하기’에서 ‘경험하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전 지구적인 여행의 변화에 발맞추고 있다는 얘기다.
와우에서 와인과 미식을 즐기거나 박물관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는 건, 포르투에서 오래된 역사 도시를 거니는 것과 맞먹는 즐거움이다. ‘보는 것’이 채워주지 못하는 것이 그곳에 있다. 포르투 여행에서 강 건너편의 ‘와우를 빼놓지 않기’를 당부하는 건, 그래서다.
# 강 이쪽과 저쪽의 서로 다른 역할
포르투가 전통적인 관광 위주의 명소라면, 빌라 노바 드 가이아는 경험과 체험의 공간이다. 여행자들은 강북에서는 유적과 명소를, 강남으로 건너가서는 와인 저장고를 둘러보거나 포트와인을 시음하며, 다양한 박물관을 찾아간다.
이렇게 공간이 나뉘는 건 포르투의 역사적 배경 때문이다. 포르투는 수세기 동안 가톨릭 교회에 의해 통제됐다. 포르투 도심에는 교회가 많다. 시내를 걷다 보면 ‘몇 걸음에 하나씩’일 정도다. 시민 38명당 사제가 1명이었던 시절도 있었단다. 그 무렵 강력한 권력을 가진 주교들은 귀족의 궁전 건축을 적극적으로 막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포르투가 관광객이 밀려드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면서 그게 약점이 됐다. 보통 오래된 도시에서 박물관은 중세 귀족의 궁전이나 성에 들어서기 마련. 그런데 포르투 시내에는 이런 공간이 없다. 포르투 도심에 변변한 박물관이 없는 가장 큰 이유다.
박물관도 이럴진대 적잖은 규모의 공간이 필요한 문화공간을 도시 안에 마련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포르투의 강 건너편인 빌라 노바 드 가이아에 복합문화지구 와우가 들어서게 된 또 다른 이유다.
# 다시 보는 포트와인의 매력
이쯤에서 잠깐, 포트와인 얘기를 하고 가자. 포트와인은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와인이다. 포트와인의 탄생지는 포르투다. 포트와인은 와인의 종류이기도 하지만, 생산지역을 특정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포르투에서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포트와인이란 이름을 쓸 수 없다.
포트와인의 ‘포트’와 도시 ‘포르투’는 둘 다 ‘Port’로 쓴다. 영어식으로 읽으면 포트이고, 포르투갈식으로는 포르투다. 포트와인이란 명칭은, 항구도시 포르투의 지명을 가져다 쓴 것이다.
포트와인은 포르투의 자랑이다. 어딜 가나 지겹게 듣게 되는 것이 ‘포트와인의 기원’이다. 포트와인은 ‘주정(酒精) 강화 와인’의 종류다. 주정이란 에탄올, 즉 알코올이다. ‘주정을 강화했다’는 건 곧 ‘알코올 도수를 높였다’는 뜻. 포트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20도다. 소주보다 독한 이유는 와인에 80도짜리 증류주 브랜디를 섞기 때문이다.
와인에 왜 브랜디를 섞었을까. 이야기는 17세기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으로 영국의 양모는 프랑스로 넘어가지 못했고, 프랑스 와인은 영국으로 건너가지 못했다. 전쟁으로 보르도 지역을 프랑스에 빼앗긴 영국이 와인이 없어서 겪었던 불편함은, 양모가 없어 프랑스 사람이 겪던 불편함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눈에 불을 켜고 와인을 찾던 영국이 찾아낸 게 포르투갈 와인이었다. 문제는 먼 거리였다. 포르투갈 와인을 실은 배가 영국에 도착할 때쯤이면 와인은 더운 날씨와 흔들림 때문에 발효돼 식초가 돼 있기 일쑤였다. 영국의 상인들은 고심 끝에 와인 발효를 멈추게 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브랜디를 와인에 넣어 발효 중인 효모를 죽여 과발효를 막는 것이었다. 브랜디를 섞은 독한 와인은 ‘술꾼의 나라’라는 영국의 취향에도 맞았다.
포르투의 포트와인 시장은 영국의 상인들이 주도했다. 포트와인 브랜드 가운데 영국인의 이름을 딴 게 많은 건 그래서다. 복합문화지구 와우를 만들고 운영하는 지주회사 ‘더 플랫게이트 파트너십’의 모태도 영국계의 포트와인 브랜드 ‘테일러스’다. 테일러스는 ‘포트와인의 원조’라는 ‘크로프트’와 ‘폰세카’ 등 굵직굵직한 포트와인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 포트와인은 왜 독해졌을까
포트와인은 독하지만, 맛은 달다. 발효가 중단되면서 당(糖) 성분이 술에 남아서 그렇다. 달다고는 하지만, 그냥 대책 없이 달기만 한 건 아니다. 단맛 안쪽의 과일 향이 제법 깊고 화려하다.
포트와인의 종류는 크게 네댓 가지 정도로 나뉜다. 먼저 가장 대중적인 루비 포트. 이름처럼 루비색이 감도는 디저트 와인이다. 청포도로 만드는 화이트 포트는 3~5년 정도 숙성하는데 이것 역시 디저트 와인이다. 토니 포트는 오크통에서 숙성하는 고급 포트와인. 10년짜리가 가장 많은데 20년, 50년 등 장기 숙성한 것을 따로 에이지드 토니라 부르기도 한다. 숙성기간에 따라 색과 맛이 완연하게 다르다. 빈티지 포트는 포도 작황이 좋은 특정한 해의 포도만 사용해 양조한 포트와인이다.
포르투 여행을 갔다면 빌라 노바 드 가이아의 포트와인 저장창고에서 시음프로그램을 경험해 보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런 시음프로그램을 ‘와이너리투어’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데, 포트와인 저장창고를 둘러보고 와인 맛을 보는 체험이다.
여러 브랜드의 와이너리 투어 가운데 한국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건 단연 ‘테일러스’다. 한국어 가이드북과 오디오가이드가 지원된다는 게 인기의 비결이다. 입장료는 20유로. 오크통 가득한 저장창고의 고풍스러운 느낌도 이색적이고, 박물관급 전시실도 훌륭하다. 영국식 옥상정원을 끼고 있는 바에서의 포트와인 2잔 시음도 포함돼 있다.
# 와우에서 배운다…코르크의 역사
지금부터는 복합문화지구 와우에 대한 이야기. 와우에 들어선 박물관 7개 중 중심은 ‘와인 익스피리언스’란 이름의 와인 박물관이다. 와이너리가 자기 브랜드 와인의 홍보와 맛에 집중하는 곳이라면, 와인박물관은 포도 재배를 위한 토양과 기후부터 와인이 병에 담기기까지 와인 제조와 유통의 모든 과정을 입체적으로 소개하는 공간이다.
디지털 기술이나 쌍방향 참여 등을 활용한 전시물이 흥미롭다. 딱 맞는 종류의 와인을 골라주거나, 와인이 뿜어내는 향의 종류를 맡아 보는 체험이 재미있다. 마지막 코스에서는 3잔의 포트와인 테이스팅 순서가 기다리고 있다.
와인박물관 맞은편에는 ‘플래닛 코르크’가 있다. 코르크 박물관이다. 포르투갈은 세계 최대 코르크 생산국이다. 누가 이런 데까지 관심을 가질까 싶은데, 뜻밖에 박물관은 흥미롭다. 거기 전시된 내용 대부분이 ‘몰랐던 사실’들이어서 더 그렇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 매년 전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코르크 마개는 120억 개. 이으면 지구를 15바퀴 돌 수 있다.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의 외부 연료탱크 단열에 포르투갈의 225그루 참나무에서 채취한 225㎏의 코르크가 쓰였다. 어찌 보면 사소하고 가벼운 얘기지만 박물관의 메시지는 제법 무겁다.
코르크 박물관의 주된 관심사는 ‘지속가능’이다. 숲을 길러내서 만드는 코르크 마개가 트위스트 마개를 포함한 어떤 것보다 더 ‘지속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이라는 게 박물관의 주장이다.
와우에는 또 ‘브리지컬렉션’이 있다. 와우를 운영하는 플랫게이트 파트너십 그룹의 총책임자 애드리언 브리지가 개인적으로 수집한 와인 잔과 와인 병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2000개가 넘는 전시품 중에는 기원전 7000년까지 시대가 올라가는 유물도 있다. 개인 소장품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컬렉션이다.
와우에는 또 초콜릿 공장이 통째로 들어간 초콜릿박물관도, 로제와인이 상징하는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들여다볼 수 있는 ‘핑크 팰리스’도 있다. 와인 애호가를 위한 와인스쿨, 좋은 품질의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상점도 있다.

# 다채로운 미식과 창을 채우는 경관
와우의 또 하나의 축은 미식이다. 와우에는 12개의 레스토랑과 바, 카페가 있다. 와우 복합문화지구 위쪽 언덕에는 더 이트맨 호텔이 있다. 도루강 남쪽 기슭의 높은 위치에서 강 건너편의 포르투 올드타운 일대를 내려다보는 기막힌 전망의 공간에 들어선 고급 호텔이다.
호텔은 포르투갈이 최악의 경제난을 겪던 2010년 7월 문을 열었다. 포르투갈은 이듬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호텔 운영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꼬리를 물었으나, IMF 체제 아래서도 호텔은 대성공을 거뒀다. 이트맨 호텔의 계단식 테라스에 서 보면 성공의 이유를 알 수 있다. 거기서 보는 도루강과 포르투 일대의 경관은 그야말로 입이 딱 벌어진다.
테라스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포르투의 낮과 밤의 풍경을 제 것처럼 누릴 수 있는 객실은 말할 것도 없고, 와인 디캔터 모양으로 설계한 야외 수영장이나 창밖으로 포르투 경관이 파노라마 영상처럼 담기는 실내 수영장도 압도적이다. 여기다 미슐랭 2스타 셰프가 이끄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미라미라’가 호텔 안에 있다.
이트맨 호텔 아래의 와우에도 다양한 레스토랑과 바, 카페가 있다. 전제 왕정이 무너지고 자유주의적 입헌군주제가 들어선 계기가 된 포르투갈 내전이 일어난 해인 ‘1828’을 상호로 삼은 스테이크 하우스는 음식 맛만큼 통창 너머의 낭만적인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다.
올데이 브런치 메뉴를 선보이는 ‘루트 앤 바인’도, 생선과 해산물 요리를 내는 ‘더 골든 캐치’도 훌륭하다. T&C레스토랑의 정통 포르투갈 요리도 흠잡을 데 없다. 와우의 레스토랑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문어요리였다. 문어를 튀긴 요리도, 삶은 요리도 있었는데 부드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 진짜 와이너리의 입체적인 즐거움
복합문화지구 와우가 포르투 일대의 여행을 한자리에서 두루 즐기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공간인 건 맞지만, 포르투 여행의 정점은 ‘진짜 와이너리 투어’에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도루강 협곡을 따라 펼쳐진 포도밭을 찾아가서 즐기는 ‘진짜 와이너리 투어’의 즐거움은 입체적이다.
도루강을 따라 와이너리를 찾아가다 보면 아직 초록을 다 잃지 않은 들판이 펼쳐지고 구불구불 넘는 고개 위에서 가지런히 빗질한 것 같은 포도밭을 만난다. 담쟁이넝쿨이 돌담을 타고 올라가는 오래된 와이너리에서는 기품이 느껴지고, 수확이 끝난 포도밭 이랑 사이를 걷는 느낌도 각별하다. 진짜 포도밭이 펼쳐진 와이너리에서 만나는 와인은 혀끝뿐만 아니라 오감을 자극한다.
포르투에서 차로 두 시간 남짓 걸려 먼저 찾아간 곳은 도루강 지류에 있는 ‘폰세카’ 포트와인을 생산하는 파나스칼 와이너리였다. 작은 농가 분위기의 소규모 와이너리 주변은 내년 포도농사를 위해 쳐낸 포도 덩굴 잔가지를 모아 태우는 연기로 가득했다.
올리브나무와 포도밭, 그리고 와이너리가 어우러진 강변의 경관은 유화물감을 이겨 바른 그림 같았다. 같은 와인이라도 여기서 마시는 포트와인은, 도시의 와인 저장창고에 쌓아놓은 오크통 옆에서 마시는 그것과는 맛과 향이 달랐다.
이어 방문한 곳은 크로프트 포트와인을 만드는 제법 규모가 큰 뢰다 와이너리. 여기서는 와인의 맛과 함께 와이너리의 유장한 역사를 들을 수 있다.
와이너리에서는 와인 시음 대신 간식과 음료, 와인 등이 포함된 바구니를 사서 피크닉을 즐길 수도 있다. 겨울이라지만 도루강 주변은 아무리 추운 날이라도 영하로 내려가는 법이 거의 없다. 낮 기온은 거의 15도 안팎까지 올라간다.
도루강 와이너리 투어의 중심은 포르투에서 차로 1시간 30분 거리의 작은 마을 ‘피냥’이다. 강을 끼고 있는 피냥은 시골 마을이지만, 일대에 산재한 와이너리 관광객들이 모이는 곳이다.
피냥의 강변에는 5성급 호텔 ‘빈티지하우스’가 있다. 호텔 전체가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이어서, 마치 귀족이라도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숙박비는 2인 기준 1박에 180유로 남짓. 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서유럽의 와이너리 호텔에 비해도 그렇고, 시설이나 규모 등을 감안해도 저렴한 편이다. 여기서 포트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하거나 하룻밤을 보내기를 권하는 건, 그게 오랫동안 꺼내 볼 수 있는 ‘추억을 저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직항없는 포르투… 터키항공, 환승객 대상으로‘이스탄불 무료투어’
인천에서 포르투갈 포르투까지는 직항 운항편이 없어 비행기를 갈아타고 갈 수밖에 없다. 터키항공을 이용하면 인천에서 튀르키예의 수도 이스탄불을 경유해 포르투까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운항네트워크 항공사인 터키항공은 전 세계 130개국의 349개 목적지에 취항하고 있다. 터키항공은 인천∼이스탄불 구간 직항편을 주 11회 운항한다. 이스탄불에서 포르투까지는 주 12회, 리스본까지는 주 14회 운항한다. 다른 외항사가 운항하는 경유 편보다 운항 횟수가 많아 여행자에게 다양한 일정의 선택지를 제공해준다.
터키항공을 타면 환승객 무료 투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스탄불 공항에서 환승 시간이 6시간에서 24시간 사이인 경우, 환승 대기시간을 이용해 터키항공이 무료 이스탄불 투어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무료 투어는 이스탄불의 대표 명소를 탐방하는 코스로 진행된다. 환승 시간이 20시간 이상인 경우에는 터키항공의 스톱오버 서비스를 통해 무료 호텔 숙박 혜택도 제공받는다.
■ 포트와인과 코르크, 그리고 정어리
포르투 여행에서 꼭 사와야 하는 건 단연 ‘포트와인’이다. 두 번째는 타일이다. 포르투의 관광지 기념품 가게에 가보면 벽 한쪽이 전통 타일 아줄레주를 닮은 타일 기념품으로 가득 차 있다. 포르투갈의 특산품 중 하나가 코르크다. 코르크로 별의별 걸 다 만드는데,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건 지갑이나 가방이다. 정어리와 관련한 기념품도 있다. 정어리 모양의 키홀더나 쿠션 등의 상품이 종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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