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플루엔자·코로나·백일해까지 동시유행 ‘비상’
백일해감염 전년비 100배 늘어
“수도권 초등 고학년 중심 유행”
인플루엔자 최근 5주째 증가세
연말엔 ‘유행주의보’ 발령될듯
밀폐된 곳선 마스크 쓰기 권장
2~3시간에 한번씩 실내환기도
햇빛쫴야 항바이러스 작용 증진
올겨울에도 예외 없이 여러 호흡기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멀티데믹’(multidemic)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인플루엔자(독감), 코로나19 등이 겨울철 면역력이 약해진 탓에 기승을 부리고, 백일해 등도 코로나19 사태로 면역력을 획득할 기회가 감소한 상황에서 해외교류가 증가해 영유아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호흡기 감염병을 피하기 위해선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 방역과 위생수칙을 지키고 춥더라도 가끔씩 환기하기와 실외 운동을 권고했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의사환자분율)는 7.3명으로 최근 5주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유행기준인 8.6명보다 낮으나 학령기 아동을 중심으로 유행이 커지고 있어 질병청은 연말쯤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2년간 인플루엔자는 11월 유행이 시작돼 12∼1월에 최고점에 도달했다. 코로나19 표본감시체계 입원환자 수는 지난 8월 정점을 찍고 감소세를 이어오다가 최근 소폭 반등했다.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45주차(11월 3∼9일) 76명 △46주차 68명 △47주차 56명 △48주차 49명 △49주차(12월 1∼7일) 64명으로 집계됐다.
질병청에 따르면 전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220곳을 대상으로 한 표본감시 결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RSV) 환자 수는 지난 10월 말부터 늘어나 △45주차 122명 △46주차 182명 △47주차 248명 △48주차 320명 △49주차 385명이다. 최근 4주간(11월 10일∼12월 7일) 0∼6세 영유아 환자가 85.1%를 차지했다. 올해 백일해 감염자는 △45주차 2101명 △46주차 2246명 △47주차 2505명 △48주차 2262명 △49주차 240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감염자가 매주 20∼30명 발생했던 것을 감안하면 감염자가 10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일해의 경우 수도권 초등학교 고학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데 전문가와 질병청 모두 뚜렷한 원인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호흡기 질환이 증가하는 것은 겨울에 면역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초겨울 환절기고 사람들과 접촉을 많이 하지만 야외 활동을 많이 안 해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라 겨울철 호흡기 질환에 많이 감염된다”며 “겨울엔 인체가 굉장히 차고 건조하기 때문에 코·구강 점막이 건조해져서 바이러스가 굉장히 잘 부착된다”고 했다. 올해 환자가 급증한 백일해의 경우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지역사회에서 면역력을 획득할 기회가 감소한 상황에서 대면접촉 및 해외교류가 증가하고 코로나19 이후 유전자증폭(PCR) 진단의 보급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백일해가 유행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겨울철 호흡기질환이 매년 유행하는 시기지만 백일해는 숨겨진 감염병이라 진단이 잘 안 돼 유행 상황 자체를 잘 모르고 있던 측면도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동안 유행하지 않았던 호흡기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이 코로나19 이후 대부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 방역과 위생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호흡기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치료제가 있는 경우에 복용하고 증상 없는 분들도 밀폐된 공간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며 “기침, 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발생한 분들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중단하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환기 및 실외 운동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천 교수는 “실내에서 너무 춥다고 문을 계속 닫고 있지 말고 2∼3시간에 한 번씩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며 “햇빛에 노출되면 합성되는 비타민D에 항바이러스 작용이 있어서 일정 시간 야외에서 운동하는 것도 권장한다”고 말했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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