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만에 내려진 비상계엄의 후폭풍은 가히 ‘쓰나미’급이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국민의 손에 의해 끌어내려지고, 나라는 엉망이 됐다. 지도자 한 명의 잘못된 선택이 국가를 어디까지 망가트릴 수 있는지,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다. 정치·경제·사회 등 국가 전 분야에서 혼돈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계엄과 탄핵 사태에 따른 여파가 가장 심각한 분야가 경제다. 정치는 여야가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해 가는 영역이니 결국 회복될 것이다. 외교 역시 새 대통령과 내각이 구성되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는? 경제는 얘기가 다르다. ‘돈줄’을 쥐고 있는 해외투자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내부만 정리된다고 해서 풀리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독재국가가 아닌 한 자본주의·시장경제에서 투자자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비상계엄이 선포되는 불안정한 국가에 굳이 투자할 이유가 없지 않겠나. “경제는 심리(心理)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경제문제는 누가 해결해야 하는가. 당연히 난국을 풀어나가야 할 주체는 정부와 여당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도 실타래처럼 얽혀 버린 경제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민주당은 사상 초유의 감액 예산을 다수결의 힘으로 밀어붙였다. 정부 예산안에서 무려 4조1000억 원이나 삭감해 버렸다. 이것이 비상계엄 선포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가진 ‘2024년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내년 성장률을 애초 1.9%로 전망했는데, 국회에서 통과한 감액 예산안이 -0.06%포인트가량 긴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재정 등 여러 문제를 볼 때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정치논리에 휩싸여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켜 버린 감액 예산안이 내년 성장률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중앙은행 총재의 분석을 국민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국가 경제를 생각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인 민주당은 이제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빨리 올리라고 정부를 닦달한다. 정말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이뿐인가. 농업의 장래를 생각하지 않은 양곡법 역시 국가 경제는 안중에 없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적 법안’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민주당은 미동조차 없다. 국회증언감정법 역시 우리 기업들의 기밀정보가 해외 경쟁 기업들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재계는 하소연하지만, 민주당은 전혀 들으려 하지 않는다. 기업을 바라보는 민주당의 이런 인식이 과연 자본주의·시장경제 체제 기반의 우리나라 경제에 맞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지금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자국 기업뿐 아니라 외국 기업에까지 보조금을 주면서 자국에 공장을 세우고 고용을 해 달라고 하고 있다. 미·중 갈등과 트럼프 리스크,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악재들이 산재해 있는 지금은 기업에 힘을 불어넣어 줘야 할 때이지, 채찍을 휘두를 때가 아니라는 점은 명확하다.
민주당이 이런 무책임한 정책을 남발한다면 향후 ‘집권당’이 된다고 해도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