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오른쪽) 금융위원장이 지난 10월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시스
김병환(오른쪽) 금융위원장이 지난 10월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시스


탄핵 정국에서 국회에서 주도권을 진 야당이 상법 개정 추진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정부는 상법 대신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오히려 최근 정국 불안으로 기업들의 대내외 리스크가 커진 만큼, 상법보다는 자본시장법 개정의 당위성이 더 커졌다는 인식이다.

19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법개정 필요성을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취지는 공감하지만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완곡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상법을 개정하고자 하는 지배구조 개선 취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동의하지만 그에 따르는 부작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원장도 "일반 주주 보호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개인적인 견해에는 변함이 없고, 상법과 자본시장법 등 다양한 개선안들을 내부적으로 검토했다"며 "비상장 법인의 숫자가 100만 개를 넘는 상황에서 규제를 추가적으로 도입해야 하는지는 신중하게 봐야 하고, 그런 원칙은 자본시장법에서 구현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상법 개정 대안으로 제시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일 상장기업 분할·합병에 한정해 주주보호 방안을 마련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상법 개정의 대안으로 내놓은 바 있다. 당시 금융 당국은 상법 개정안에 이사회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게 되면 기업 경영활동 전반에 영향을 줘 경영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 최종적으로 상법이 아닌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방향을 조정했다. 금융 당국은 최근 비상계엄 및 탄핵안 가결이란 돌발사태로 기업 경영 리스크가 한층 커진 만큼 자본시장법 개정의 당위성도 더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경우 법 적용 대상이 2400여 개 상장법인으로 한정된다. 합병, 분할, 중요한 영업·자산의 양수도,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등 자본시장법 165조의 4에 규정된 4가지 행위를 하는 경우 이사회가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게 명시된다. 100만 개 이상 법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법 개정보다 제한적인 접근이다.

일반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물적 분할된 자회사에 대한 거래소의 상장심사 제한 기간(5년)을 삭제해 상장기업이 모회사 일반주주에 대해 충분히 보호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는데 이에 대해 소액투자자를 비롯한 투자업계에서는 "주주 보호가 불가능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박정경 기자
박정경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