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국 ‘실물경제 지원 조치’ 발표

올해말서 내년 하반기로 늦춰
보험사 미사용금액 규제도 개선
은행권에 ‘기업금융 확대’ 요구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안 가결 등 정국 불안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금융당국이 올 연말 도입 예정인 은행권 ‘스트레스 완충 자본’ 규제를 내년 하반기로 연기하기로 했다. 환율 급등에 따른 은행 자본비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해외 법인 투자금에 대한 시장 리스크를 위험가중자산에서도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관련 규제 개선으로 은행권의 부담을 줄인 만큼 “기업금융 확대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19일 당부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금융안정 및 국내기업 등 실물경제 지원 역량 강화 선제적 조치’를 이날 발표했다. 우선, 금융안정을 위한 금융권의 건전성·유동성 여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도입될 예정이었던 스트레스 완충 자본 규제 도입을 2025년 하반기 이후로 연기하고 내년 상반기 중 도입 시기·방법을 재검토해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스트레스 완충 자본은 은행권이 위기 상황에서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으로 스트레스 테스트에 따른 보통주 자본비율 하락 수준에 따라 최대 2.5%포인트까지 차등 부과하는 게 골자다.

또 은행권의 외환 포지션 중 해외 법인에 대한 출자금과 같은 ‘비거래적 성격의 외환 포지션(구조적 외환 포지션)’의 경우 단기적인 환율변동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성이 낮은 점을 고려해 환율변동 등에 따른 시장 리스크를 위험가중자산 산출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보험사의 경우 증권시장 안정펀드에 약정해 놓고 집행되지 않은 미사용금액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보험사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의 위험액을 산정할 때 현재는 미사용금액 전체에 대해 35%의 위험액을 부과하고 있는데 올해 말까지 세칙을 개정해 미사용금액의 절반에 대해서만 35%의 위험액을 부과하기로 했다. 증권시장 안정펀드 조성액 중 보험사의 매입약정금액은 약 1조5000억 원 수준이다. 이외에 자본시장법이 아닌 벤처투자법 등에 따라 조성된 펀드의 경우 위험가중치도 낮춰주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이런 조치는 환율 급등에 따른 금융권의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규제 완화로 확보한 여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자금 공급을 유도하려는 취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기업금융 상황점검회의’에서 “시중은행은 내년 업무계획을 세울 때 실물경제 안정을 위한 역할을 해달라”며 “가계·부동산 부문에서 기업·성장자금으로, 부채에서 투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혁신적 자금지원 방식을 고민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에 외화결제 및 외화대출 만기조정 검토도 요청했다. 외화결제·대출 만기가 조정되는 경우 기업은 연말 높아진 환율로 외화를 마련할 필요가 없어짐에 따라 기업 부담이 줄고, 환율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박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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