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장효정(41)·문해민(여·37) 부부

‘제발 저 사람만은 아니어라.’ 20대 초반, 소개팅을 하기 위해 대학로에 나갔던 저(효정)는 눈에 확 들어오는 한 여성을 발견했어요. 키도 큰데 높은 킬힐을 신어 180㎝는 가뿐히 넘어 보였죠. 거기에 부담스러운 베레모까지 쓰고 있더라고요. 너무 화려한 모습에 제 소개팅 상대가 저 사람만은 아니길 간절히 기도했는데…. 웬걸요. 바로 그 사람이 제 아내였답니다. 당시 아내는 패션 쪽 일을 하던 터라 복장이 화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요.

첫인상과 달리 아내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통하는 게 많았어요.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죠. 그런데 그날 아내가 저한테 제일 많이 한 말이 “그런 거 안 좋아하게 생기셨는데…”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제가 마음에 안 드는구나’ 생각했어요. 훗날 아내에게 들어보니 별 의미 없이 같은 취향이 많아 의외였다는 뜻이었대요. 아내는 사람을 만나는데 신중한 편이라 한두 번 만남으로 연인이 되진 못했어요. 3개월 정도 거쳐 10번의 만남 끝에 저희는 사귀는 데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8년 동안 연애했고, 결혼한 지는 5년 차인 부부입니다. 연애하는 동안 다툼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헤어질 뻔한 위기에 봉착한 적은 없었어요. 둘 다 자존심을 내세우는 성격이 아닌 데다 각자 일상에서 힘든 일을 마주하면, 그 힘든 시기를 홀로 견뎌낼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줬거든요.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게 아니라 혼자 생각할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는 게 외려 다툼을 줄이는 계기가 됐습니다. 어떤 분들은 상대방이 도움을 주지 않고 마냥 기다리는 게 섭섭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겠지만, 저희는 그런 기다림이 배려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는 운동을 같이하며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운동을 즐기지 않는 아내도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일주일에 2∼3번은 꼭 같이 운동한답니다. 앞으로도 미래보다는 지금에 집중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자 합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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