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박팔령 기자



전북 전주를 ‘천사의 도시’로 바꿔준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가 2024년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이번에도 5만 원권 지폐 묶음과 돼지저금통 동전까지 확인한 결과 기부 금액은 8003만 8850원 이다.

전주시에 따르면 20일 오전 9시 26분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주민센터에는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40∼50대 가량의 남성이 "서노송동 주민센터 인근 기자촌 한식뷔페 맞은편 탑차 아래에 놓아 두었으니, 불우한 이웃을 써주세요"라면서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전북 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가 놓고 간 5만 원권 묶음 다발과 돼지저금통. 전주시청 제공
전북 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가 놓고 간 5만 원권 묶음 다발과 돼지저금통. 전주시청 제공
전화를 받은 서노송동 주민센터 조승희 주무관은 이에 동료 공무원들과 함께 탑차 아래를 확인해보니, A4 복사용지 박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박스에는 5만원권 묶음과 돼지저금통, 그리고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따뜻한 한해 보내시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라는 편지가 담겨 있었다.

올해 기부액도 8003만 여원으로 지난 2000년 시작된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의 기부액은 총 25년, 26차례에 걸쳐 10억 4483만 6520원원이 넘는 금액을 기부했다.

이같은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지난 2000년 4월 시작했다. 58만 4000원이 든 돼지 저금통과 함께 전달된 첫 메시지는 ‘소년 소녀 가장을 위해 써달라’는 것이었다.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말 성탄절 전후로 성금과 편지가 담긴 상자를 두고 가는 얼굴 없는 천사 덕분에 전주는 ‘천사의 도시’로 불리게 됐다.

특히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선한 영향력은 지역사회 곳곳에 자리잡았다.

노송동 주민들은 그의 뜻을 기리고 선행을 본받자는 의미에서 숫자 천사(1004)를 연상케 하는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천사축제를 개최해 불우이웃을 위한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송동 특화사업으로 매월 4일을 ‘얼굴 없는 천사의 날’로 정하고 어르신을 초청해 △중식 제공 △이·미용 봉사 △문화누리카드 장터 개장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면서 천사의 나눔 정신을 기리기도 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난 2000년부터 한해도 빠짐없이 이웃을 위해 큰 사랑과 감동을 선사한 전주시 얼굴 없는 천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천사의 바람대로 나눔의 선순환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더불어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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