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원서 민주 반대… 공화도 이탈

트럼프 국경방어 등 지출 위한
‘2년간 부채한도 폐지’ 조항 논란
재정건전성 우려에 반대 잇따라
‘20일 자정’ 시한… 위기감 고조


미국 하원이 19일 민주·공화당 합의안을 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새로 지지한 공화당 예산안을 부결시켰다. 양당이 예산 처리 시한(20일 자정) 하루 전까지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미국 정부는 셧다운 벼랑 끝에 서게 됐다.

하원은 이날 오후 6시 본회의를 열고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상정한 임시 예산안인 ‘미국 구호법’을 찬성 174표, 반대 235표로 부결시켰다. 민주당은 2명을 제외하고 모두 반대표를 던졌고 법안을 상정한 공화당 내에서도 38표의 이탈표가 나왔다. 미국 구호법은 공화당이 트럼프 당선인의 요구에 따라 전날 민주당과 합의한 기존 예산안을 깨고 단독 상정한 법안으로 △3개월 시한의 예산 편성 △2년간 부채 한도 폐지 △1000억 달러(약 144조8100억 원) 규모의 재난 지원 예산 △100억 달러 규모의 농민 지원 등이 포함됐다. 기존 예산안을 반대해온 트럼프 당선인은 새 예산안에 대해서는 “이에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으며, 이것이 국민이 우리에게 부여한 임무”라며 “모든 공화당원은 물론 민주당원들도 오늘 밤 이 예산안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고 지지를 표명했다.

새 예산안에 반대가 쏟아진 것은 ‘2년간 부채 한도를 폐지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미국은 재정 건전성을 위해 1917년부터 정부 부채 한도를 규정해놓고 있는데 이 법안이 통과되면 2027년 1월 30일까지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게 된다. 이번 예산안에 이 조항이 들어간 것은 부채 한도 상향 조정 또는 폐지를 주장해온 트럼프 당선인의 요구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이 같은 요구를 하고 나선 것은 대규모 감세와 국경방어에 막대한 정부 지출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재정 건전성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예산안에 대한 반대가 이어졌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합의 파기를 비판하고 부채한도 협상이 임시예산안에 포함되는 것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예산안 표결에 앞서 열린 비공개회의에 참석하면서 “(이 법안은) 매우 우스꽝스럽다.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재정 적자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온 공화당 내 강경파들도 부채한도 상향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칩 로이(텍사스) 하원의원은 “부채 쌓는 걸 축하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면서 “정부 지출 삭감 없이 부채한도를 높이거나 부채를 늘리는 조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가 20일 자정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미국 연방 정부는 부분적으로 중지된다. 이에 따라 필수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공무원은 무급 휴직에 들어가면서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된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트럼프 1기 정부 때인 2018∼2019년에 발생한 5주간의 셧다운은 경제에 약 30억 달러 상당의 피해를 줬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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