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자산 월드타워 담보 제공
2.5조 회사채 100% 안전해져


그룹 유동성 위기설을 담은 정보지가 퍼지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등 홍역을 치러온 롯데가 4대 은행과 손잡고 대규모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유동성 위기설의 불씨를 끄고 롯데케미칼 채무 불안을 잠재우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안정적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20일 롯데에 따르면 유동성 위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그룹 핵심 자산으로 꼽히는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내놨다. 이에 신한·국민·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은행은 시가 6조 원 규모의 해당 담보를 바탕으로 2조5000억 원 규모의 롯데케미칼 회사채 신용보강 계약을 맺었다. 4대 은행이 회사채 원금과 이자를 보증하는 내용으로, 이를 통해 사실상 100% 안전한 채권으로 신용보강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회사채는 다음 달 중순 법원 인가를 받은 뒤 ‘보증사채’로 전환될 예정이다.

실제로 롯데케미칼 사채권자들은 전날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 특약 조정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롯데케미칼이 발행한 총 2조450억 원 규모의 14개 공모 회사채는 기한이익상실(EOD) 사유 발생 조건이 소멸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기발행한 회사채의 약 90%에서 EOD 사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약 사항에 ‘3개년 평균 이자비용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배 이상 유지’ 조항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 때문에 EBITDA가 급감해 이자비용의 5배를 넘기지 못했다. 사채권자들은 언제든지 빌려준 돈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집회 결과로, 해당 조항과 함께 재무적 특약사항은 없어진다.

롯데는 앞으로 사업 부문별로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자산 효율화를 통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 청산을 결정했으며, 해외 자회사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약 1조3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 중이다. 호텔롯데는 호텔사업에서 롯데리츠와의 협업 등 국내 4성급 호텔의 위탁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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