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 악재가 쌓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인 달러당 1450원 선을 넘나든다. 글로벌 달러 강세에다 계엄 사태가 겹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지연시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고환율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달러당 1500선을 뚫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미 달러 대출이 많은 은행·석유화학 업계는 비상이 걸렸고 고환율로 인해 수입 물가가 급등하면서 서민들은 다시 물가 상승 압력에 짓눌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려 해도 환율 상승 부담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연구원과 한국경제인협회는 각각 내년 수출 증가율을 2.2%와 1.4%로 전망했다. 반도체의 경우 중국의 범용 D램 추격전이 거세고,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올해 개인 채무조정과 법인 파산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자영업·소상공인의 88%가 “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 한은은 “2004년 노무현 탄핵 때는 중국 특수, 2016년 박근혜 탄핵 때는 반도체 호황이 경제를 떠받쳤지만 이번에는 기댈 언덕이 없다”고 우려했다. 과거 두 번의 탄핵 때는 환율이 달러당 1157∼1187원으로 안정을 유지했다.

주요 대기업 그룹들이 내년 경영 계획조차 세우지 못할 만큼 환율·수출·내수 부진의 복합 위기다. 이에 대처할 리더십 실종은 더 큰 문제다. 여야정 국정협의체는 여야 동상이몽 끝에 간신히 열리게 됐다. 그러나 앞서 나온 ‘비상경제 점검회의’는 표류하고 있다. 지난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먼저 제안하고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즉각 화답했지만, 보름 가까이 전혀 진전이 없다. 탄핵 리스크가 더 이상 경제로 전이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연말까지 비쟁점 민생 법안 통과와 내년 초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위해 여야정 경제협의체 가동이라도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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