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훈의 월가토크

발표당일 S&P급락 잠시 흔들
높은 성장률·기업실적 개선덕
주식시장 긍정 흐름 이어갈듯

연준의 ‘기조 변화’ 없었다면
인플레 자극… 과열양상 우려



“분명 금리 인하는 증시에 호재인데, 왜 미국 증시는 ‘발작’을 한 것일까?”

지난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두고 혼란에 빠진 투자자들이 많다. Fed는 25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고 발표했지만, 당일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 가까이 급락해 지난 8월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금리 역시 수위를 한 단계 높이며 경계감을 보였다. 하지만, 장기 시장 전망에는 긍정적인 요소로 판단된다. 금리는 내려도 긴축적 인상을 지울 수 없었기에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결정을 ‘매파적 인하’(Hawkish Cut)라고 명명했지만, ‘우상향’ 중인 미국 증시 방향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견조한 美 경제 펀더멘털, 증시 상승 견인…금리는 ‘거들뿐’=시장 발작의 원인은 Fed가 발표하는 향후 금리 전망치인 ‘점도표’(dot plot)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9월의 점도표에서는 내년 기준금리가 4회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점도표에서는 그 전망치가 2회로 축소된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예시처럼 시장금리와 자산 가격의 관계는 반비례 구도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지난주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은 일견 타당한 면이 있다. 그러나 해당 충격파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금리를 당초 예고한 것보다 덜 내리겠다는 이유가 미국 경제의 호조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세가 올곧은 상황이라면 실물경제의 거울 역할을 담당하는 주식시장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기 마련이다. 실제, 올해 뉴욕 증시가 신고가 랠리를 지속할 수 있었던 본질적 배경에는 높은 미국의 경제 성장률과 이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세가 자리한다. 지난주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 최종 확정치는 전기대비 연율 3.1%를 기록하면서 2개 분기 연속 3%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4분기에도 3%대의 성장률이 유력하게 예상되는 상황이다. 같은 날 발표된 콘퍼런스 보드의 경기선행지수는 2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대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재 미국의 경기는 다른 나라의 침체 우려와 달리 탄력적이라고 이야기해도 좋을 만큼 양호한 상태다.



◇금리 인하 낙관론 과도, 브레이크 필요=만약 이처럼 경기가 좋은 상황에서 Fed가 기존의 금리 인하 경로를 유지했다면 어떤 상황이 발생하게 될까. 뜨거운 경기에 유동성이 재차 주입되는 구도가 형성되는 만큼, 경제 전반은 더욱 과열 양상을 나타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결국 지난해까지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가해왔던 인플레이션을 다시금 자극할 것이 분명하다. 가까스로 잠재웠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한다면, Fed는 금리인하 중단을 넘어 금리 인상까지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난처한 상황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Fed가 사전적 예방 조치를 단행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현재의 금리 수준에서도 미국 실물경기는 흔들림이 없었고,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 랠리를 지속하는 등 금융 여건은 좋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불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도 일찌감치 공감해 오고 있던 것이다. 미래 기준금리 전망을 토대로 거래가 형성되는 ‘금리선물시장’의 경우 이번 FOMC 회의 이전부터 내년도 기준금리 인하 횟수가 2회 정도가 될 것이라 선제적으로 가격을 매겨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12월 FOMC 회의 결과가 ‘단기 소음’을 일으킨 것은 분명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서프라이즈는 분명 아니었고 금리 인하 축소 배경이 견조한 미국 경제 성장세에 기반하고 있는 데다 현재 금리 레벨에서도 금융시장 전반이 큰 스트레스를 경험하지 않고 있는 만큼, 미국 주식시장의 기존 방향성을 되돌리는 변수는 못 될 것으로 판단된다.

◇AI 중심 차별적 성장 지속, 4% 이자율은 주의=그간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과 기업이 주도하는 인공지능(AI) 투자 붐은 미국 경제와 증시의 차별적 강세를 이끌어 왔다. 해당 기조는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지속됨은 물론, 감세와 규제 완화 등으로 인해 더욱 강화될 수도 있다. 또,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천천히 내려온다는 사실은 달러 강세 현상을 지지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경기의 호조와 달러 강세의 수혜가 함께 반영될 수 있는 미국 주식의 매력도는 여전히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본다.

다만, 시장금리의 레벨이 상당 기간 높게 유지될 수 있는 만큼 주식시장 입장에선 이자율보다 높은 수익력을 지속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단기채인 머니마켓펀드(MMF) 금리가 여전히 무위험으로 4%대의 수익률을 보장하고 있어, 주식은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뚜렷하게 증명할 수 있어야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 서정훈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
△국제재무분석사(CFA) △서강대학교 경제학 석사 △2006년 삼성증권 입사 △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현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 팀장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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