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첫 시집 ‘순수한 기쁨’ 낸 차유오


12월의 또 다른 이름은 신춘문예의 달. 이달 초 공모를 마감한 신춘문예는 딱 이즈음 당선자들에게 기쁨의 당선 연락을 돌리게 된다. 당선자라면 평생 잊을 수 없는 선물을 받는 기분일까. 5년 전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선물을 받았던 차유오(27·사진) 시인이 표지에 리본이 그려져 마치 선물 같은 첫 시집 ‘순수한 기쁨’(아침달)을 펴냈다. 2020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으로 등단한 그를 서울 중구 문화일보사에서 지난 20일 만났다.

 차 시인은 지난날 당선 소감에서 “세상에는 숨겨져 있어 아름다운 게 있다”며 “그것들을 찾아다니겠다”고 말했다. 지난 5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시집에는 그가 찾은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그가 찾은 아름다움은 바로 사람의 마음이다. 그런데 시인의 말처럼 아름다운 마음은 몸에 숨겨져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시인은 시집을 통해 몸을 투명하게 만들어 나간다. “시를 쓰며 현실에서 할 수 없는 것을 해보려 애썼어요. 마음을 꺼내듯 내장을 꺼냈고, 몸을 흐물거리고 비치게 만들어 자유롭게 들여다보려 했죠.”

 시집의 맨 앞에 놓인 시 ‘투명한 몸’에서부터 사람의 몸을 과감히 ‘유령’과 ‘해파리’에 빗댄다. ‘비어 있는 것처럼 보여도/가득 채워져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그건 꼭 마음 같지 않습니까’ 하고 묻는다. 차 시인이 생각하는 몸과 마음의 관계가 이와 같다. 그는 “마음과 몸은 떨어질 수 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떨어질 수 없는 대상을 두고 안쪽을 들여다보려면 겉을 사라지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정말 몸이 사라져도 괜찮을까. 그에 대한 대답은 표제작 ‘순수한 기쁨’에서 찾을 수 있다. 사용할수록 자신의 몸을 거품으로 변화시키며 매 순간 모양을 변화시키고 마침내 사라지는 비누. ‘비누는 사람들을 보며/자신의 끝에 대해 생각했다//버려지다와 사라지다 사이에서//내가 나를 기억하면/죽어서도 내가 지속될 거라고’ 부분에서 화자는 모습이 달라지고 끝내 사라진다 해도 나의 몸과 마음을 기억할 수 있다면 그건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비교적 시인이 최근 쓴 시들이 묶인 4부에서 그의 마음은 더욱 단단해진다. ‘눈이 녹아가도/그 안에는 녹지 않는 마음이 있어/그것이 사라져도 그것을 기억할 수 있다는 뜻이야’(‘녹지 않는 겨울’ 중에서)라고 선언한다. 차 시인은 “시인이 된 후 새롭게 발견한 아름다움은 전해져 오는 독자들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더 많은 마음을 만나기 위해 열심히 쓸 거예요. 이번에는 몸을 벗어나려는 마음에 대해 썼으니 다음번에는 둘 모두를 아주 벗어나버릴까 생각하고 있어요젊으니 도전을 멈추지 않겠습니다(웃음)” 장상민 기자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장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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