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 17일 서울시교육청과 손잡고 야간·주말에만 운영 중인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오는 2026년까지 상시 상담 체계로 전환하는 등 ‘청소년 마음건강 통합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동네 가까이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마음상담소’는 현재 9개 자치구에 총 11개 설치돼 있는데, 2026년까지 모든 자치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학교에도 ‘원스톱 상담시스템’을 구축, 정신건강 전문가가 방문해 학생의 마음 건강을 세세히 돌봐준다.
청소년 마음건강 통합지원이 눈길을 끄는 것은 단발성 청소년 정책이 아니라 지난 10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표한 ‘외로움 없는 서울’ 프로젝트의 후속 조치로 이뤄지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고립·은둔 종합대책을 전체 부서 단위에서 추진하고 있다. 5년간 무려 4513억 원을 투입해 재고립·재은둔까지 막을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게 서울시의 목표다.
서울시는 언제든 도움을 요청하고 상담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플랫폼인 ‘똑똑 24 플랫폼’을 도입하고,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운영되는 외로움 전담 콜센터 ‘외로움 안녕 120’도 내년 4월부터 가동한다. 고립예방센터와 연계해 사후 관리까지 할 계획이다. 외로움을 느끼는 시민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서울마음편의점’도 내년에 4곳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지원을 거부하는 시민에게는 ‘15분 외출처방’을 통해 집 밖으로 나올 수 있게 유도한다. 외로움 없는 서울 프로젝트에는 민간 기업들도 동참하고 있다. 교보문고, 당근마켓, 대상, BGF리테일, hy(옛 한국야쿠르트), 우아한형제들, GS리테일, 풀무원식품, 한국빨래방협회 등이 이달 초 한꺼번에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교보문고, 당근마켓 등은 지역별·주제별 다양한 모임을 구성해 활성화하고 챌린지 등 행사를 기획해 추진하기로 했다. 대상과 풀무원식품은 서울마음편의점이 원활히 운영될 수 있게 식료품 등을 지원한다. 또, hy는 사회적 고립가구를 대상으로 건강음료 배달서비스를 확대하고, 우아한형제들은 자사의 ‘배달의민족’ 앱을 활용해 ‘고립위험도 자가 진단 페이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의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까지 세심하게 챙기겠다는 자세는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외로움 없는 서울 정책으로 서울시민의 마음 건강을 온전히 돌볼 수 있을지에는 물음표가 붙는 게 사실이다. 오 시장은 “행복도 조사를 할 때마다 한국은 상당히 하위권”이라며 “그 이유의 상당 부분이 지나친 경쟁이나 여기서 오는 스트레스라고 얘기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외로움이 행복감 저하의 가장 근저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평생 벗어날 수 없는 과도한 경쟁,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가 외로움보다 마음 건강을 더 크게 해칠 것이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나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교우관계가 망가져 버린 청소년, 연이은 취업 실패에 스스로 사회적 고립을 택한 젊은이, 돌봐줄 가족이 없어 원치 않는 독거노인이 된 고령자를 위해서는 고립된 후 외로움을 달래주는 정책보다 한국 사회의 각종 병폐에 대한 해결책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