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환 페이스북 사진
가수 이승환 페이스북 사진


SNS에 입장문…“일방적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법적 대응할 것”
김장호 구미시장 “공연이 공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



경북 구미시가 오는 25일로 예정된 가수 이승환의 콘서트 대관을 돌연 취소해 논란이 된 가운데, 이승환이 “일방적인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구미시 측에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승환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히며 “구미시 측은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하나,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희는 공연 참석자들에게 공연 반대 집회 측과 물리적 거리를 확보해 주시고, 집회 측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도 삼가달라 요청을 드렸다”며 “회관에 ‘현재 집회신고가 되어있는 장소를 지도에 표시해서 보내주신다면, 관객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해당 장소를 피하거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지하겠다’고 말씀을 드린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장 경호 인력을 증원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회관에도 통지했다, 구미시 측은 경찰 등을 통해 적절한 집회·시위를 보장하면서 동시에 관람객들의 문화를 향유할 권리도 지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승환은 글을 올리며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내용이 담긴 서약서도 첨부했다. 구미시 측이 제시한 것으로 보이는 이 서약서에는 이승환과 소속사의 날인이 되어 있지 않다. 이승환은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는 ‘서약서 날인 거부’였다고 보인다”라며 “구미시장의 2024년 12월 23일 대관 취소 기자회견에서 이를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는데, 회관은 12월 20일 공연 기획사에 공문을 보내 기획사 대표와 가수 이승환에게 서약서에 날인할 것을 요구하였고, ‘미 이행시 취소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경북 구미시가 가수 이승환에게 공연 직전 날인을 요구한 서약서. 2항에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 문구가 있다. 이승환 페이스북 캡처
경북 구미시가 가수 이승환에게 공연 직전 날인을 요구한 서약서. 2항에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 문구가 있다. 이승환 페이스북 캡처


그는 “대관 규정 및 사용 허가 내용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서약서 작성’ 요구를, 그것도 계약 당사자도 아닌 출연자의 서약까지 포함해, 대관 일자가 임박한 시점에 심지어 일요일 특정 시간(2024년 12월 22일 오후 2시)까지 제출하라 요구하며 ‘대관 취소’를 언급하는 것은 부당한 요구”라며 “저는 법무법인을 통해 12월 22일 회관 측에 서명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고 공개했다.

이승환은 “‘선동’의 사전적 정의는 ‘남을 부추겨 어떤 일이나 행동에 나서도록 함’이다”라며 “저는 ‘정치적 선동’을 하지 않는다. 몇몇 극장의 대관계약서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는 공연’은 대관을 불허한다는 조건은 있지만 제 공연이 ‘정치적 목적’의 행사는 아니었기에, 지금까지 대관에서 문제가 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정치적 오해’는 또 무엇인가? ‘여러분 요즘 답답하시죠?’ ‘여러분 요즘 좀 편안하시죠?’ 어떤 말도 오해가 되는 상황이니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아닌가”라며 호소했다.

이승환은 “35년을 가수로 살아오면서 불모지였던 우리나라 공연계를 브랜드화, 시스템화시켰다는 자부심이 있다”라며 “공연일 직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문서에 이름 써라’ ‘이름 안 쓰면 공연 취소될 수도 있다’는 요구를 받아야만 하다니, 이는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의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오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한다”면서 “관객과 보수 우익단체 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에 안전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콘서트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이 공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에서 허가 조건을 강조하는 공문을 지난 10일 발송하고 유선상으로 우려를 표하면서 정치적 선동자제를 요청했다”며 “이승환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정치적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고 했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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